상하이 젖줄인 황푸강에 죽은 돼지 1만6000여 마리가 떠내려 온 일이 불과 한 달여 전이며 당시 상당수 죽은 돼지가 시중에 유통됐다는 한 축산업자의 내부 고발이 있었다. 최근에는 푸젠성 장저우시에서 폐사 돼지고기를 후난성, 광둥성 등 인근에 판매한 일당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들은 장저우시 정부로부터 감염 위험성이 높은 가성광견병 바이러스와 돼지청이병 등으로 죽은 돼지 사체를 처리하는 업무를 위탁 받은 뒤 이를 인근 지역 육류 유통업자들에게 싼 값에 팔았다. 이들이 지난 3개월 간 유통시킨 돼지고기만 40여 톤이 넘는다.
닭고기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월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고기 먹기가 겁날 정도다. 물론 70℃ 이상 고온에서 익혀 먹으면 AI 바이러스가 소멸된다고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저하긴 마찬가지다. 닭고기를 주메뉴로 하는 KFC는 중국에서 지난 3월 매출이 16%나 급감했다. 닭고기를 주메뉴로 쓰는 한 훠궈(火鍋·중국식 샤브샤브) 식당도 손님이 50% 줄었다고 한다.
급기야 쥐를 비롯해 여우, 족제비 고기에 각종 첨가물을 섞어 양고기로 속여 판 사례까지 등장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지난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1000여만 위안(약 18억 원) 어치의 가짜 양고기를 유통시킨 혐의로 63명을 체포하고 가공공장 등 50여 곳을 단속했다. 이들은 쥐나 여우 고기에 공업용 젤라틴 등을 섞어 만든 불량 양고기를 상하이 등 일부 도시 식품시장에 유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에서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유명 훠궈 식당에서도 불량 양고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도 팔을 걷고 나섰다. ‘중국산은 믿을 수 없다’는 저급 이미지를 벗고자 식품안전 위해사범에 대한 처벌 기준을 높였다. 중국 최고 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은 최근 버린 식용유를 정제해 만든 ‘하수구 식용유’ 문제가 연이어 논란이 되자 강화된 처벌 지침을 발표하고 최대 사형까지 구형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된 식품범죄가 얼마나 고쳐질 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