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다시 벼랑끝으로..워크아웃 `급제동`

노사 잠정합의안 조합원 투표서 '부결'..반대 56%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내부 반발 커..강경파 입김도
공은 채권단에..법정관리 가능성도 제기
  • 등록 2010-04-09 오전 1:57:07

    수정 2010-04-09 오전 8:10:16

[이데일리 정재웅 김보리 기자] 금호타이어의 미래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노사간 극적인 타협으로 희망이 보이는 듯 했지만 결국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해 노조 조합원들이 반대하면서 금호타이어의 회생작업은 이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향후 대규모 정리해고는 물론,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 등도 어렵게 될 전망이다.

◇실질임금 40% 삭감에 조합원 '반발'..노조 강경파 입김도

지난 1일 노사가 밤을 새워가며 교섭을 벌인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을 때만해도 금호타이어는 벼랑끝에서 회생하는 듯 보였다.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부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던 만큼 노측과 사측의 워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채권단도 금호타이어(073240) 노사의 이런 합의에 호응, 채권유예기간을 오는 5월 5일로 한달 연장하고 노조합의서 등을 제출하면 즉각적으로 긴급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노조 조합원들의 56%가 합의안에 반대하면서 모든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은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을 포함해 실질임금 삭감 폭이 약 40%에 달하는 데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노사 합의안 도출 이후, 노조내 일부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이번 협상은 '백기투항'이라며 사실상 부결운동을 펼쳤던 것도 이번 투표결과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을 포함해 실질임금 삭감 폭이 약 40%에 달해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향후 노조의 입장은 오늘 밤 노조 간부 회의를 통해 논의해봐야 한다.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은 채권단에..법정관리 가능성도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 양측 모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비록 노조 내부 강경파들의 반대가 거세기는 했지만 워크아웃이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한다면 어렵더라도 찬성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반대의 결과가 나오자 노사 양측은 향후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투표 결과로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게된 노조 집행부의 고민은 더욱 크다.

이와 함께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 조심스럽게 회사 회생에 기대를 걸었던 사측도 망연자실해 하고있다. 이번 투표결과로 모든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가게돼 채권유예기간 연장은 물론, 당장 필요한 긴급자금 투입도 요원하게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측 관계자는 "잠정합의안 부결돼 1일 잠정합의한 내용은 전면 폐기됐으며 다시 재협상을 시작해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5일 연장됐던 채권유예 연장, 신규 자금 지원 등 모든 카드는 채권단의 결정에 달렸다. 금호타이어는 현재로선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측이 채권단에게 제시할 가장 큰 카드였던 '노사합의'가 어그러진 만큼 향후 채권단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채권단이 법정관리 등의 카드도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 입장에서는 이제 자신들의 목소리를 채권단에게 전혀 낼 수 없게됐다"며 "채권단이 이번 일을 계기로 법정관리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금호타이어 노사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상보)
☞금호타이어 임금협상안 부결..반대 56%(2보)
☞금호타이어 노사협상 잠정합의안 부결(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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