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소방수 역부족..증시 `안전벨트` 확인을

(주간증시전망)자금경색이 경기침체로 비화
구제금융법안 하원 통과 불구..美 증시 급락
"코스피 한단계 레벨다운 가능성 배제 못해"
  • 등록 2008-10-05 오전 7:10:00

    수정 2008-10-05 오전 7:10:00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지난 주말인 3일 글로벌 주식시장의 대미를 장식한 뉴스는 단연 7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구제금융법안의 하원 통과 소식이었다.

작금의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 장중 한때 300포인트 이상 급등했던 다우존스 지수는, 그러나 `본격적인 경기후퇴는 이제부터`라는 우려감에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실제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가히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미국에서는 올 들어서만 76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시장은 이제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이 실물경기로 확산된 것 아니냐`는 두려움으로 새로운 한 주를 맞고 있다.

◇본 게임은 이제부터..자금경색 본격화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는 됐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우선 7000억달러를 들여 인수하게 될 부실자산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할 부실자산의 가격 책정에만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빠르게 걷히지 못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장의 우려는 벌써 현실화 되고 있다. 한국증권연구원에 따르면 국제금융시장의 단기 유동성 사정을 반영하는 TED금리(3개월 리보금리-3개월 미 국채)스프레드는 전월 대비 150bp이상 폭등하는 등 자금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박석현 연구원은 "현재는 노아웃 만루 상황"이라며 "아무리 능력있는 구원투수일지라도 불을 끄지 못할 수 있어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가속화` 금리인하도 예상되지만…

문제는 신용위기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구제금융조치가 신호탄이 돼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아낼 수는 있겠지만 이미 침체기에 들어간 경기를 살려내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 부장은 "구제금융조치가 미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통해 실물경기의 회복 동인으로 작용하기까지는 상당기간 시차가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 실물경기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당장 국내경기 역시 이같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이번주 9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금리를 인하해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금리동결 가능성이 조금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허나 최근 두 달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든 만큼 올 연말쯤 금리인하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안전제일`..굳이 도피처를 찾는다면

미국의 구제금융조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또 한번 급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국내증시 역시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만큼 주초반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1400선을 고집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주가가 여기서 한 단계 더 레벨다운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인 3분기 실적발표 역시 주식시장의 모멘텀을 살려주기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악재들을 반영하며 3분기 실적 추정치를 계속해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한 수혜주에 우선적인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밸류에이션과 낙폭 과대 모멘텀이 있는 종목 중심의 대응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채권에 관심을 갖되, 주식시장에서는 경기방어주와 원자재 가격하락 수혜주, 실적 턴어라운드 종목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사업부문 구조조정 성공에 따른 경쟁력 확보 종목을 눈여겨 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000270)삼성SDI(006400)가 대표적인 예라는 설명이다.
 
▲ 제공:현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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