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은 미국이 선제적 금리 인하 조치로 앞으로 금융 여건이 안정되고 고용도 안정되는 등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호조 속 힘을 얻고 있는 연착륙, 혹은 ‘노랜딩’(경기 침체 없이 성장 지속)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 지난 7월 말에서 8월 초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후 9월 고용 및 소매판매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 혹은 노랜딩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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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지난 18일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시 참고한 이슈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중 하나인 ‘과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기 금융여건 추이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시작된 미 기준금리 인하는 선제적 대응이라는 진단이다.
보고서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금융여건에 반영돼 실물경제에 영향을 준다”면서 “경제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연준이 빅컷을 단행한 만큼 이번 금리인하기의 금리 인하 속도와 향후 금융여건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지난 1996년 이후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4차례의 금리인하기를 분석해 본 결과 경제여건 및 금리 인하 성격에 따라 금융여건 흐름이 차별화됐다고 판단했다.
| (자료=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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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하기를 보면 △1기(1995년7월~1998년11월)는 경기둔화 및 신흥시장국 외환위기에 대응 △2기(2001년1월~2003년6월)는 닷컴(dot-com)버블 붕괴 △3기(2007년9월~2008년12월)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및 글로벌 금융위기 △4기(2019년7월~2010월2월)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있을 때였다. 이 중 1, 4기와 2, 3기는 경제·금융 여건 및 금리 인하의 성격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금융여건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 한은측 분석이다.
우선 1,4기는 뚜렷한 경제·금융위기 징후가 없는 가운데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금리를 인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누 시기 모두 금리 인하 사이클 개시 이후에는 주가가 상승하고 신용 스프레드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융여건이 개선됐다. 힌은 관계자는 “큰 폭의 금리 인하 없이 실물 측면에서도 성장률이 다시 상승추세로 돌아서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2기와 3기는 금융부문 리스크에 대응해 빅컷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 중반에 5개월 이상의 일시적인 금리동결기가 있었으며, 일시적 금리동결기 직전에 금융여건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동결기 중 금융여건이 악화되면서 재차 금리를 내리는 양상을 보였다. 금리를 다시 낮추기 시작한 후를 보면, 2기는 금융여건과 성장률이 안정화됐지만 3기 때는 제로금리까지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상당히 긴축된 금융여건이 지속됐다.
한은은 미국의 현 금리인하기가 1, 4기와 유사하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금융여건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은 “앞으로 선제적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여건이 안정화되고 고용상황도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등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금리인하기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금융여건을 급격히 긴축시켜 실물경제에도 충격을 초래할 수 있는 금융부문의 잠재 리스크 요인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高)평가 논란이 있는 빅테크 기업 주가의 급격한 조정이나.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의 취약성 등으로 CRE 대출비중이 높은 중소형·지역은행의 부실화는 ‘테일 리스크’(발생할 확률은 낮지만 영향은 엄청난 위험)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 (자료=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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