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대출 풀고 종부세 안 올린다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DSR 40% 원칙 깨고,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유지
HUG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 상향 등 부동산 PF 보호
“부동산침체는 경제위기”…尹 “하반기 위기극복”
  • 등록 2023-07-05 오전 5:00:00

    수정 2023-07-05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부가 하반기 경기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부동산 리스크의 사전 차단에 나섰다. 역전세난을 잠재우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원칙에 예외를 적용하고,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작년과 같은 60%로 유지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정부는 4일 이 같은 부동산 정책을 담은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방)을 발표했다. 하경방은 작년 12월에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 이후 달라진 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경제정책을 수정·보강하는 절차다.

먼저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2021년 7월부터 유지했던 DSR 40% 원칙을 변경,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1년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연소득 5000만원 차주(대출금리 4%·만기 3년 대출)는 대출한도가 1억7500만원을 늘어난다. 한시적이지만 현재는 가계대출 관리보다 역전세난을 막는 것이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향이 예상됐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0%를 유지한다. 작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세부담 완화를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법정하한선(60%)까지 낮췄던 윤석열 정부는 세수부족 및 공시지가 하락을 고려해 상향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60%를 지켰다. 80%로 올리면 일부 주택에서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위기설이 커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도 보완대책을 내놨다. HUG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80%에서 90%로 상향해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미회수 위험을 완화한다. 건설사 대상으로 PF대출 보증요건을 완화하고, 회사채 발행도 지원한다. 지난 4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업계 스스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며 부동산 PF에 대한 정부 지원에 매우 엄격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선제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하반기 경제성장을 위해서로 풀이된다. 상반기 저조한 수출실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낮춘 상황에서, 역전세난 등으로 부동산 침체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기대했던 하반기 반등조차 어려울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해 “올해 하반기는 위기를 극복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추 부총리 역시 “하반기 성장세는 상반기 2배로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 자산의 70%가 있는 부동산이 무너지면 경제전체 위기가 찾아올 뿐 아니라 하반기 경기 반등도 어렵다”며 “부동산 침체는 은행 부실 등으로도 이어지기에 정부는 이를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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