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경기도 여주는 예부터 후덕한 인심만큼이나 쌀 맛 좋기로 유명한 쌀의 고장이다. 2007년에는 전국 최초로 쌀 산업 특구로 지정되는 등 지금도 여주쌀은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여주쌀은 청백색 백자처럼 희면서 윤기가 나고, 찹쌀처럼 차지고 부드럽다. 이 맛에 조선 태종도 “최고의 쌀”로 극찬했을 정도다.
여주읍 남한강변에 자리한 여주쌀밥집은 여주쌀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여주에서 생산하는 가장 좋은 우량미만을 사용해 밥을 지어 손님상에 낸다. 이 식당의 특징은 돌로 만든 뚝배기에 여주쌀로 밥을 갓 지어낸다는 점이다. 돌솥에는 고구마, 흑미 등을 알맞게 섞고, 여주의 맑은 물로 밥을 지어 뜸을 푹 들여놓으면 그야말로 별미영양식이다.
여주쌀밥집의 쌀밥정식.
갓 지은 밥은 윤기와 찰기가 흐르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은 눈을 즐겁게 한다. 쌀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도 있다. 먼저 돌솥에서 뜸이 잘 들여진 밥을 밥그릇에 옮겨 담고 노릇하게 누른 누룽지에 물을 부어 놓는다. 그릇에 담은 밥은 간장게장이며 삼합, 불고기, 더덕구이, 된장찌개와 생선구이 등 한상 가득 차려진 밑반찬과 함께 맛보면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마지막으로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식당에서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여내울의 전통 육개장.
월송동의 ‘여내울’도 여주쌀로 갓 지은 밥을 내는 맛집이다. 여내울의 대표 메뉴는 얼큰 매콤한 ‘옛날 육개장’과 100% 우리콩만을 사용하는 구수하고 시원한 영양 만점의 ‘콩국수’다. 콩국수는 여름 한철 메뉴라 지금은 맛볼 수 없지만, 육개장은 사시사철 언제든 맛볼 수 있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고춧가루와 투박하게 썰어 넣은 대파, 배추, 열무김치 등 손님상에 오르는 모든 반찬류는 주인장이 손수 재배한 농산물이다. 이 집 육개장의 특징은 담백함이다. 이 맛을 내기 위해 쫀득한 표고버섯을 듬뿍 넣는다. 여기에 4시간 동안 푹 끓인 후 손으로 정성껏 찢은 양지머리 소고기의 씹는 즐거움이 더해지면서 맛을 배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