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책수석을 신설하기로 했다”며 대여 투쟁의 수위 조절에 나섰다. 정책수석은 박 원내대표가 오래 전부터 준비한 정책인 것으로 비쳐진다. 박 원내대표는 신설될 정책수석에게 각 상임위별로 새정치연합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할 법과 통과시키면 안 되는 법을 검토하는 ‘법안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맡길 방침이다.
그는 또 “원내운영과 관련해서 매주 목요일 의총을 정례적으로 열려고 한다”면서 일하는 야당의 모습을 통해 정치권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는 취임 첫 날 “5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같은 추진력은 박 원내대표의 이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남 창녕 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MBC 보도국 기자로서 경제부장까지 진급했다. 언론사 부장 출신인 원내대표에게 ‘게이트키핑’이란 친숙한 표현이다. 게이트키핑은 언론 조직 내에서 뉴스가 취사선택되는 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된 박 원내대표는 구로을 지역구를 사수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비(非)법조인 출신에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야당을 상대로 새로운 실험에 들어갔다. 부동산 관련 정책 중 일부는 기존의 방향에서 선회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필요한 규제는 하되 임대사업자들의 규제를 완화해 주택 구매를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은 여당과 협상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박 원내대표의 실험이 성공하려면 당내 리더십 구축은 필수다. 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의 키워드는 경제민주화·통일·복지·정의 4개인데, 이것을 위해 지켜야 할 법은 반드시 지키고 그러지 않으면 과감히 바꾸겠다”며 “예를 들면 50대 하우스 푸어를 위한 부동산 정책 등은 얼마든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혀, 성공한 첫 여성 원내대표로 기록될지 시선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