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시험대 오른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진두지휘 야심작..신수종사업으로 '지휘봉'
CJ 넘사벽 어떻게 극복할지 업계 주목
경영일선 합류 20년..부회장 7년 검증받아
SM 협업 경험..시너지 효과 증명해야
  • 등록 2013-08-28 오전 6:00:54

    수정 2013-08-28 오전 7:46:2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경영 능력을 시험받게 됐다.

박 부회장은 미래를 책임질 락(樂) 사업의 핵심 콘텐츠로 ‘한류’를 정하고 국내 연예기획사들과 협업해 공연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합류한 지 20년, 그룹 부회장이 된지 7년째 만이다. 지금까지 박성수 이랜드 회장을 보좌하는 편이었다면 이번엔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주력인 패션·유통 영역을 벗어나 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이랜드의 신수종사업인 만큼 엔터테인먼트의 강자 ‘CJ’라는 벽을 어떻게 넘어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사진)은 27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한류 인기 콘텐츠를 엮은 ‘와팝(WAPOP)’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며 “CJ와는 다른 공연사업 벌이겠다”고 못박았다.

‘와팝’은 드라마와 케이팝(K-POP) 등 여러 한류 인기 콘텐츠를 엮은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라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공연 장르로 CJ와의 직접적인 비교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박 부회장은 “CJ는 이 사업 부문에서 워낙 강자고, 우리와는 일하는 방법이 다르다”며 “이랜드가 가진 기존 사업과의 연계보다는 잘하고 있는 기획사의 콘텐츠를 상품화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공연을 통해 한류를 알리는 동반성장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단 이랜드 내부적으로는 ‘박성경 부회장 발(發) 신규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랜드 관계자는 “실제 방한 외국인이 한류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해 3년 전부터 직접 준비해온 박 부회장의 작품”이라며 “자사의 패션·유통·여행업과 연계 가능한 종합사업으로 시너지는 물론 중국과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귀띔했다.

우려도 있다. 한류 바람에 편승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예인 한류는 특수한 경우이고 아직 한류를 활용한 대기업 수익사업이 성공한 사례는 딱히 없다”며 “이미 스파오 론칭 시 SM과의 협업 등이 실패를 맞았던 터라 이번 사업 출발 선상에서 가능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 부회장의 현장 경영철칙은 높게 평가했다.

박 부회장은 1984년 친오빠인 박성수 회장의 권유로 이랜드에 입사한 뒤 80년대 ‘패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캐주얼의류를 처음으로 선보인 주인공이다. 그는 80~90년대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입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랜드·헌트·브렌따노 등의 브랜드 디자인을 도맡았다. 부실했던 여성복 데코와 네티션닷컴을 2005년과 2006년 차례로 인수해 정상화시킨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랜드는 다양한 한류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2년 내 신규 해외 관광객 500만명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업체 인수합병(M&A) 계획은 물론 면세점사업도 계획이 없다”면서 “한류 콘텐츠 사업은 일종의 사회 환원 사업으로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 연계 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랜드식 사회 기여의 새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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