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은 미래를 책임질 락(樂) 사업의 핵심 콘텐츠로 ‘한류’를 정하고 국내 연예기획사들과 협업해 공연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합류한 지 20년, 그룹 부회장이 된지 7년째 만이다. 지금까지 박성수 이랜드 회장을 보좌하는 편이었다면 이번엔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주력인 패션·유통 영역을 벗어나 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이랜드의 신수종사업인 만큼 엔터테인먼트의 강자 ‘CJ’라는 벽을 어떻게 넘어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와팝’은 드라마와 케이팝(K-POP) 등 여러 한류 인기 콘텐츠를 엮은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라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공연 장르로 CJ와의 직접적인 비교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일단 이랜드 내부적으로는 ‘박성경 부회장 발(發) 신규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랜드 관계자는 “실제 방한 외국인이 한류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해 3년 전부터 직접 준비해온 박 부회장의 작품”이라며 “자사의 패션·유통·여행업과 연계 가능한 종합사업으로 시너지는 물론 중국과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귀띔했다.
우려도 있다. 한류 바람에 편승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반면 박 부회장의 현장 경영철칙은 높게 평가했다.
박 부회장은 1984년 친오빠인 박성수 회장의 권유로 이랜드에 입사한 뒤 80년대 ‘패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캐주얼의류를 처음으로 선보인 주인공이다. 그는 80~90년대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입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랜드·헌트·브렌따노 등의 브랜드 디자인을 도맡았다. 부실했던 여성복 데코와 네티션닷컴을 2005년과 2006년 차례로 인수해 정상화시킨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랜드는 다양한 한류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2년 내 신규 해외 관광객 500만명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업체 인수합병(M&A) 계획은 물론 면세점사업도 계획이 없다”면서 “한류 콘텐츠 사업은 일종의 사회 환원 사업으로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 연계 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랜드식 사회 기여의 새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