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지난 주말 참석한 여러 건의 모임에서도 어김없이 윤 전 대변인의 사건이 이슈가 됐다. 그런데 반응이 조금 달랐다. 지극히 사적인 모임에서 5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인턴 여학생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들은 “그깟 엉덩이를 만진 게 뭐가 그리 대수라고 국가적인 성과를 다 망쳐놓냐”며 “그 여학생에게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데 조금만 더 깊게 생각했다면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진 않았을 것”이라고 핏대를 올렸다. 국가를 위해서 개인은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이한 점은 이런 논리의 대화는 주로 여성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나이 지긋한 부인들이 이런 논리를 펼치자 쭈뼛거리던 아저씨들도 그제서야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이런 방식의 갑을문화는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급격한 개발시대를 살아가는 예전의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비전은 ‘국민행복시대’다. 국가도 조직도 아닌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일하겠다는 뜻이다. 개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갑을관계가 아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계층과 분야를 막론하고 누구나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룰인 상식이 통할 때 비로소 갑의 횡포는 사라질 것이다. 지난 50년간 국민들이 피땀 흘려 경제규모 세계 13위의 대국을 이룩했다면, 이제는 갑을문화와 같은 성장통은 엄중히 따져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발돋움할 때이다.
☞ 윤창중 대변인 경질
☞ 갑의 횡포, 을의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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