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사태`, 中 개혁 도약대 되나

보시라이 쿠테타 시도설까지 나와
공산당 리더십에 흠집..권력승계 취약점 드러나
FT "원자바오 장악력 커져..개혁 가속화될 것"
  • 등록 2012-04-29 오전 11:15:00

    수정 2012-04-29 오전 11:15:0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롭게 터지는 사건 속에 일각에서는 보시라이 쿠테타 시도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오는 10월 정권교체를 앞두고 이번 사태에 쏠리는 국내외 관심은 지대하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치계의 취약점이 노출됐다는 의견에서부터 향후 개혁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의견까지 이번 사태의 파급 효과에 대해 분주하게 점치고 있다.

◇ 보시라이 사태, 공산당 권력승계 취약점 드러내
▲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중국 공산당에서 일어나는 권력투쟁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1971년엔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내정됐던 린뱌오(林彪) 당 부주석이 반혁명음모가 탄로나면서 도망치다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를 당했던 사고가 가장 대표적이다.

보시라이 역시 권력투쟁의 시각에서 본다면 차기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벌어진 치열한 경쟁에서의 희생양일 수 있다.

시진핑과 함께 태자(太子)당으로 분류되는 보시라이가 실각한 뒤 경쟁 관계에 있던 왕양 광둥성 당서기가 유력 주자로 급부상한 것만 봐도 그렇다. 왕양은 후진타오가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에 속해있다.   올해는 10년 만의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예민한 시기다. 때마침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과 같은 태자당 소속인 보시라이에게 문제가 생겼다. 겉으로 보기에는 권력 이양을 앞두고 태자당과 공청단 간의 힘겨루기로 비춰질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이번 사태로 중국 공산당 체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으며, 임기 말을 앞두고 리더십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는 지적 역시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中 정치적 개혁 가속화 신호탄 해석도 하지만 최근 원자바오 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의 발언을 주시한다면 조금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중국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유난히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맥락에서 본다면 이번 보시라이 사건이 차기 지도부로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벌어질 정치 개혁 가속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는 지난 달 양회(兩會)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 총리가 `문화대혁명`을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보시라이 사태를 언급하는 등 정치개혁을 역설했던 것과 오버랩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산당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원 총리 세력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18차 당대회에서 개혁 세력 지지자들의 규합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정치적·구조적 개혁이 진행되기 거의 적합한 시기가 왔다"면서 "원 총리는 개혁을 강하게 몰아부치고 은퇴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보시라이 실각으로 공산당이 위기에 빠진 것이 오히려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길 원하고 있는 원 총리의 장악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원 총리가 개혁에 성공한다고 해도 이번 사태로 인해 무너진 공산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허웨이팡 베이징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정치개혁이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부패, 사회 불안 등의 문제가 공산당 권력 장악력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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