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2일자 1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8월 야심차게 선보인 `올 뉴 SM7`이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입차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회사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뉴 SM7은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709대가 팔려, 전달에 비해서는 16.6%가 감소했다. 고객들에게 차량 인도를 시작하면서 총 2116대를 판매한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66.5%나 판매가 줄었다.
| ▲ 르노삼성 올 뉴 SM7(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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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차종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지만 통상 신차 출시 이후 신차효과가 평균 6개월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 뉴 SM7은 출시 후 2개월 동안 월 판매 2000대를 넘기다 지난해 10월부터 판매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같은 기간 721대가 팔린 도요타 `뉴 캠리` 판매량에 미치지 못했다. 출시한 지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국산 신차가 수입차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중형차 이상급 수입차가 국산 경쟁차종의 판매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중형차 `쉐보레 말리부`도 뉴 캠리의 위협을 받고 있다. 말리부는 지난달 820대가 판매되며 간신히 뉴 캠리를 따돌렸다. 그러나 말리부는 출시 4개월 만에 판매가 47.2%나 감소하는 등 급격한 하락세에 있어 뉴 캠리에 추월당할 위기에 놓였다.
| ▲ 쉐보레 말리부.(사진=한국G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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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이들 두 차종이 극심한 판매부진에 빠진 이유에 대해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전략이 부족했던 탓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만 올란도, 아베오, 캡티바, 크루즈5 등 8대의 신차를 쏟아낸 한국GM은 신차가 많다보니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지 못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르노삼성 역시 그동안 올 뉴 SM7 판매 촉진을 위한 특별한 전략이 없었다.
한국도요타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뉴 캠리의 국내 판매 가격은 3340만으로 최고급 트림인 XLE 모델만 판매한다. 이에 비해 올 뉴 SM7 2.5 최고급 모델인 VQ25 RE의 가격은 3510만원으로 오히려 170만원이 비싸다. 말리부 2.4모델은 3172만원으로 뉴 캠리와 가격 차이는 168만원에 불과하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말리부 광고도 다시 촬영하고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판매조건도 경쟁사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말리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