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진에어가 모회사인 대한항공 후광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을 거둔 반면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의 이용객 수는 저가항공 업계 선두인 제주항공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두 저가항공사의 엇갈린 성적표의 주요 원인중 하나는 모회사의 서로 다른 육성전략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KAL·아시아나, 보험들 듯 저가항공사 세워
저가항공사가 대형 항공사의 텃밭을 잠식하는 것이 시간 문제가 되자, 직접 저가항공업에 진출해 보험을 든 것.
양대 항공사의 자회사 설립 취지는 같았지만, 자회사를 육성하는 전략에선 차이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소극적으로 임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적극적으로 자회사를 육성했다.
◇ 박삼구 회장 "아시아나, 에어부산에 국내선 내줘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을 46% 보유하고 있지만, 주요 국내선에서 철수하면서까지 에어부산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10년 이상 아시아나항공(020560) 대표를 맡았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김포~부산과 부산~제주 노선에서 철수시켰다.
처음에 김포~부산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한 대씩 항공기를 투입했지만, 박 회장의 지시에 따라 에어부산만 두 대를 투입하게 됐다.
대신 에어부산 항공기를 타게 된 아시아나항공 이용객에게 마일리지를 쌓아주는 방식으로 에어부산 이용객과 가격차이를 보상해줬다.
◇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와 경쟁하는 구도
대한항공(003490)은 100% 자회사 진에어에 대해 차별화 전략을 취했다. 대한항공이 국내 주요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진에어로 하여금 에어부산보다 싼 티켓을 내놓아 저가항공 수요를 흡수하도록 한 것.
그러나 스케줄 경쟁에서 다른 저가항공사에 밀리는 바람에 저가 전략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제선에서도 진에어를 대한항공 스케줄을 보완하는 위치에 두면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보이지 않았단 평가다.
이에 대해 진에어는 "고객이 다양하게 스케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다른 스케줄을 운영한 것"이라며 "실제로 승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고, 괌 노선의 경우에 승객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 진에어, 초라한 성적..아시아나-에어부산 `윈윈`
티웨이항공(옛 한성항공)이 지난 9월에 출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최하위를 한 셈이다.
반면에 1~9월 에어부산 이용객수는 155만3086명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해, 저가항공업계 맏형인 제주항공(158만7964명)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한 에어부산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김포~부산 노선에 취항하기 전에 아시아나항공이 2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며 "현재 에어부산의 시장점유율은 40%대로 2배로 성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는 "다른 저가항공사들이 항공기를 6~8대 보유한 반면에 진에어는 5대를 보유해 승객수에 차이를 보인 것"이라며 "한 대만 많아도 하루 승객수가 720명씩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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