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지는 SSM..`수퍼 4총사 어쩌나`

지역상인 반발+정부·지자체 압박..출점 보류 `진퇴양난`
일부 소비자 `점포 오픈하라` 진정서 내기도
  • 등록 2009-07-31 오전 8:00:00

    수정 2009-07-31 오전 7:55:40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기업형 수퍼마켓(SSM)`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지역상인들의 반발과 정부 및 지자체의 압박으로 홈플러스·롯데·GS·신세계 등 이른바 수퍼마켓 4총사의 점포 출점은 사실상 중단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이 출점을 못하게 하는 게 문제가 있다며 정부에 진정서를 내는 등 문제가 얽히고 설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롯데슈퍼(롯데쇼핑(023530))·GS수퍼마켓 등 업계 `빅3`는 물론, 최근 SSM사업에 뛰어든 신세계 이마트까지 점포 신규 출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7월 들어 적은 수지만 일부 점포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4개 업체 모두 신규점 오픈과 관련, 구체적인 일정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역상인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 수퍼 4총사 `몸사리기 모드`

`골목상권 제왕`으로 등극한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점포 출점 계획에 대해 사실상 재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지역상권 붕괴의 원흉으로 지목된 터라 회사 내부 분위기도 좋지가 않다.

자진 연기를 선언한 인천 옥련점과 일시(영업)정지 권고를 받은 인천 갈산점이 대표적인 케이스. 여기에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격한 안양·청주 등지도 점포 출점을 보류한 상태다. 점포 수 158개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다.

롯데슈퍼(147개) 역시 상황이 녹록치가 못하다. 이달 들어 우여곡절 끝에 의정부 녹양점·염창점·신정점 등 4개 점포를 열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내달 이후 오픈할 점포의 개점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역상인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지역 상인들의 힘에 밀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GS수퍼마켓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지역상인과의 마찰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이달 3일 118호점 출점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한달 새 8곳의 점포를 열었던 신세계(004170)도 `몸사리기 모드`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8월 이후의 점포 출점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사업조정 신청 등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심할 경우 출점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면서 "정부의 법 개정에 대해서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 `사방이 꽉 막혀있다`

SSM과 관련 지금 수퍼 4총사의 상황은 말그대로 `진퇴양난`이다. 지역상인들의 반발에 정부, 그리고 지자체까지 출점 반대 대열에 동참하면서 압박의 강도가 더욱 세지고 있다.

지역상인들은 홈플러스 인천 옥련점 자진 보류 결정을 기점으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연일 전국 도처에서 출점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업조정 신청도 봇물 터지듯 속출하고 있다. 30일 현재만 15곳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도 지역상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SSM 입점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현행 신고제를 등록제로 강화하려하고 있고, 일부 지자체는 SSM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 제정을 공언한 상태다.

◇ `SSM논란 해법은 없나`

업계가 가장 고민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실적이면서 지역상인을 달랠만한 뾰족한 카드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체인스토어협회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체제`로의 전환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의 직영체제 대신 지역상인 일부를 편의점과 같은 가맹점 형태의 프랜차이즈로 돌릴 경우 해법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개별 회사마다의 입장이 서로 다른데다, 회원사간 공감대도 형성돼 있지 않아 실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 특히 지역상인 입장에서 5억~10억원 가량의 적잖은 투자비가 필요한데다, 업체 입장에서도 매장을 직접 통제하지 못해 위생사고 등의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상책이란 반응도 있다. 특히, 인천 갈산점에 대한 사업조정심의위원회 결정이 앞으로의 진퇴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결정을 기다리자는 주장이다. 수퍼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귀결될 경우 상황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한편, 지역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기업형 수퍼 출점을 찬성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일시정지 권고를 받은 홈플러스 인천 갈산점에 대해 해당 지역 부녀회(대동1차 아파트)가 지역상인들의 행보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
 
이들은 최근 인천수퍼조합을 항의 방문한데 이어, 지난 30일엔 대전 중소기업청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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