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레이저 빛'으로 레이저 효율 24배 높였다

서울대·호주국립대 공동연구로 초소형 레이저 개발
  • 등록 2023-11-28 오전 1:00:00

    수정 2023-11-28 오전 5:10:4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레이저 구조를 개발하고, 새로운 광자·양자회로를 개발할 실마리를 제시했다.

소용돌이 나노레이저 개념도.(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홍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키브샤 호주국립대 교수팀과 함께 고효율·고성능 초소형 나노레이저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광학 분야에서 빛의 특성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하다. 빛의 각운동량을 조절하면 대용량 광통신 등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빛을 증폭하는 장치인 레이저를 개발하고 있다.

박홍규 서울대 교수.(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존에는 빛이 각운동량을 갖게 하는 필터와 레이저 장치를 결합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 방법은 수십 마이크로미터 이상으로 크기가 크고 성능이 낮다.

작은 에너지에도 동작하는 초소형 레이저 장치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각운동량을 가질 수 없어 이전에 보고된 연구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응집물리학과 광학에서 전자와 빛을 기술하는 계산식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레이저 장치에 필요한 광공진기(레이저 빛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빛을 가두는 장치)를 설계해 문제해결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제작한 인공 결정체에서 원자 위치에 원자 대신 공기구멍을 넣는 방법으로 새로운 레이저 구조인 ‘디스클리네이션(원자배열에 일어나는 교란) 광공진기’를 개발했다.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이 시계(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소용돌이 나노레이저를 구현한 것이다.

반도체 기판에 새로 개발한 광공진기를 만든뒤 레이저 빛을 관측한 결과 궤도 각운동량을 갖는 소용돌이 레이저 빛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 광공진기의 크기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된 것에 비해 3.75배 더 작고, 레이저의 효율은 24배 늘었다.

박홍규 교수는 “디스클리네이션 공진기라는 새로운 레이저 구조를 개발하고, 초소형 소용돌이 나노레이저를 처음 선보였다”며 “새로운 나노레이저는 편광 특성까지 원하는 대로 제어해 새로운 고집적 광자·양자회로 연구에 가치가 크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28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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