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 그가 밝힌 최순실과 애증의 관계

  • 등록 2016-12-08 오전 12:00:01

    수정 2016-12-08 오전 1:36:11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에게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고영태 전 이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와의 ‘애증관계’를 뒷받침하는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빌로밀로’라는 가방브랜드를 운영했던 고 전 이사는 지난 2012년 말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18대 대선 후 신상품을 보여달라는 지인의 부탁으로 최순실 씨를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는 이 때부터 “최 씨의 주문으로 가방 30~40개와 옷 100여 벌을 만들어 당시 이영선 청와대 비서관 등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정회 선언 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고 전 이사와 최 씨의 관계는 2014년 말부터 틀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전 이사는 그 이유에 대해 “(최 씨가) 2년 전부터 모욕적인 말과 밑의 직원들을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최 씨가 딸 정유라의 강아지를 자신에게 맡겼다가 찾으러 왔는데, 골프를 치러 가는 바람에 연락을 못 받아 싸운 일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고 전 이사는 TV조선을 찾아가 최 씨의 문제를 제보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초에 TV조선을 찾아간 적이 있다”며, “대통령 순방일정이나 차은택의 기업 자료, CCTV 자료 등 여러가지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에 대해선 “저하고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순실 씨는 지난 10월 26일 독일에 머물 당시 국내 지인에게 “문제의 태블릿 PC는 K스포츠재단 고영태 전 상무가 들고 다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이사는 이번 청문회에서 “대통령을 좌지우지했던 최순실과 싸우는 것이 두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때는 내가 운동을 했다. 욱 하는게 있어서 그런 생각이 없었다. 후회도 안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최 씨의 약물중독 의혹에 대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걸 본 경험이 있다…병원은 자주 다녔다”, 또 “최 씨가 2개의 대포폰을 쓰고 있다”는 등의 폭로를 이어갔다.

특히 그는 청문회에서 ‘최 씨와 남녀관계인가’라는 질문에 “절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4년 최 씨에게 차은택 전 감독을 소개해 준 고 전 이사는 ‘차 전 감독의 등장으로 최 씨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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