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강소기업 탐방]⑥ 지역대표기업서 글로벌 기업 도약하는 '금호 HT'

자동차 DRL 의무화로 LED 조명 매출 확대
GM·닛산 등 거래처 다변화…中 천진 이어 상해·북중미 진출 타진
지역 기업 중 협력사 선정…해외 동반진출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 등록 2015-10-19 오전 2:55:00

    수정 2015-10-19 오전 8:35:37

[광주=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광세만세(光世萬歲)’.

조석래(61) 금호HT 대표이사가 지난 2013년 취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건넨 덕담이다.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본사에서 만난 조 대표는 “광세만세는 광주를 기반으로 성장한 금호HT가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 다함께 만세를 외치자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전했다.

금호HT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근 상장을 결정하고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달 1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그는 “상장기업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대외 신인도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장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8년 금호전기(001210)와 일본의 해리슨 도시바 라이팅(현 도시바 라이팅&테크놀로지)이 합작 설립한 금호HT는 자동차용 백열전구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자동차용 조명부품 전문기업이다.

금호HT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064억원이던 매출은 연평균 29.8%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1791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64억에서 162억으로 증가했다.

자료= 금호HT
조 대표는 지난 2007년 25년간 몸담았던 삼성SDI(006400)에서 퇴직한 뒤 2008년 금호HT의 모회사인 금호전기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5년간 금호전기에서 조명사업·정보기술(IT) 사업부를 이끌었던 그는 2013년 금호HT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이사에 취임하자마자 그는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조 대표는 “현대·기아차의 2차 협력사인 우리 회사는 LED 조명을 단순조립하는 데 그쳤다”며 “LED 모듈 기술을 확보한 1차 협력사들로부터 일감을 받지 못하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가 회사의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배경이다.

그는 “연구소 인력도 26명에 불과했고 역량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며 “R&D 투자도 늘리고 인력도 현재 전체 인력(560명)의 약 10% 수준인 55명의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외 완성차 업계 및 1차 협력사들과 신차 개발단계부터 전략적 R&D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처 다변화도 꾀했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 중심의 납품에서 GM, 닛산, 중국 자동차 업체들로 납품처를 다각화하면서 경영 위험을 분산시키고 매출도 늘릴 수 있었다.

최근 금호HT는 주간 주행등(DRL) 의무화 시행으로 LED 모듈의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는 지난 7월 이후 생산되는 차량에는 주간에도 조명이 들어오는 DRL 적용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DRL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텐진 현지에 공장이 있는 중국도 내년부터 DRL 장착 의무화가 예상되면서 중국 지역 매출도 급증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조석래 금호HT 대표이사(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생산된 LED 모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금호HT
금호HT는 모회사인 금호전기와 함께 터치스크린패널(TSP)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금호전기와 금호HT는 고가의 희토류를 사용하는 대신 구리를 이용한 TSP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당초 예상과 달리 TSP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구리를 이용한 TSP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준공한 중국 텐진 공장에 이어 상하이 지역에도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후 멕시코, 미국 등 북중미 지역으로의 납품 확대도 계획 중이다.

광주·전남 지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금호HT는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지역 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업체로 두고 있다. 조 대표는 “전국 단위의 협력업체를 제외하고 금형, 사출 부문 등의 협력사는 가급적 지역 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며 “이들 협력사와는 지난해 텐진에 진출했을 때에도 동반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호남 특성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점은 바로 애향심과 단결력”이라며 “단결력을 무기로 기술력을 갖춘다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꿈을 키워주고 싶다. 호남인들의 이런 기질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호남 지역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지역을 대표하는 토속기업들이 우뚝 서서 발전해야 지역 인프라가 갖춰진다”며 “각 지방 자치단체들은 우수 인력들이 외지로 나가는 것을 막고 인재들을 거꾸로 유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 금호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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