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누른 핏빗, 상장 이후 주가 쑥쑥..열풍 언제까지

  • 등록 2015-07-13 오전 4:10:02

    수정 2015-07-13 오전 4:10:02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애플을 떨게만든 핏빗(Fitbit)의 고속질주는 어디까지인가’.

지난달 20일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업체 핏빗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핏빗 주가는 거래 첫날 공모가인 주당 20달러 대비 50% 가까이 오른 29.68달러를 기록했고 지난 10일에는 42.10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7일 RW 베어드는 핏빗의 목표주가를 주당 52달러로 제시했다.

핏빗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계 제임스 박이다. 그는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한 뒤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에릭 프리드먼과 함께 핏빗을 창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4월 애플이 첫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를 출시하면 핏빗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오히려 매출은 증가했다.

핏빗, 애플워치 출시 이후 매출 오히려 반등

리서치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지난 4월 첫 출시 이후 평균하루에 20만대가 조금 못미치는 수량이 판매됐다. 그러나 지난 6월 중순 이후로는 1만대에도 못미치며 약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핏빗은 당초 애플워치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출시 직후 오히려 애플워치 판매량을 넘어섰다. 지난 5월 핏빗은 850만대를 판매했으나 애플워치는 77만7000대를 판매했다. 슬라이스는 구매 영수증을 이메일로 받은 250만명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와 상무부 및 아마존에서 받은 정보를 토대로 이같은 결과를 산출했다.

핏빗은 지난해 이미 업계에서 압도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핏빗이 증권거래위원회(N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기기 판매량이 2080만대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는 1090만대가 지난해 팔렸다. NPD 그룹에 따르면 핏빗은 지난해 미국 내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시장점유율의 64%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76%로 확대됐다.

앱·서비스·가격 등에서 만족도 높아..사용 중단은 해결해야 할 과제

핏빗은 걸음 수와 이동거리, 칼로리 소모 등 데이터를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계해 건강 관리에만 초점을 맞춘다. 친구나 가족 등 지인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가상 뱃지를 주는 등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명실상부한 업계 리더로서의 브랜드 자체와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의 깊이 역시 강점이다. 핏빗은 50~150달러(약 5만7000~17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수준에 대부분 기기값이 책정돼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윌리엄 파워 RW 베어드 애널리스트는 “자체 서베이와 유통 채널 등을 통해 알아봤을 때 핏빗은 강한 매출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이용이 꾸준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핏빗을 비롯한 관련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리서치 업체 인데버 파트너스에 따르면 관련 기기 이용자의 3분의 1이 약 6개월 뒤면 사용을 포기한다. 또 미국의학협회(AMA)가 발행한 저널에 따르면 기기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사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케어 투자펀드 록 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핏빗의 2000만 등록고객 가운데 절반 정도만이 아직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 간디 록 헬스 전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관련 시장이 현재와 같은 고속성장을 이어갈 지가 관건”이라며 “연간 판매량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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