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처럼..유비쿼터스 세상, 서비스로 앞당긴다"..이병주 유브릿지 대표

고려대 전기공학과 선후배들 2004년 유브릿지 창업
와이링크와 카링크 등 토종 미러링 솔루션 출시
육군 특수단말기 제작도.."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N스크린 시대 이끌어"
여전한 단말 기술력..IoT사업 확산 기대
  • 등록 2015-03-02 오전 12:16:50

    수정 2015-03-04 오전 9:20:5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0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말을 많이 썼다. 유비쿼터스는 ‘편재하다(보편적으로 존재하다)’라는 뜻의 라틴어인데, 당시 정보통신부가 ‘유비쿼터스 혁명’을 언급하자 ‘유비쿼터스컴퓨팅’, ‘유비쿼터스센터네트워크(USN)’ 같은 말들이 많이 등장했다.

사실 유비쿼터스는 요즘 인기를 끄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다르지 않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인터넷이라는 말과 사람뿐 아니라 사물까지 인터넷과 연결되는 것은 동전의 앞뒤다.

이병주(43) 사장이 2004년 원효대교 아래 허름한 건물에서 창업한 회사 이름 역시 ‘유비쿼터스 브릿지(유브릿지)’다. 이 사장은 고려대 전기공학과 대학원 시절 선후배들과 ‘스마트솔루션스’라는 PDA 개발업체에서 일했는데(당시 연구소장), KTF에 ‘아이비(PDA 제품명)’를 매년 10억 이상을 납품할 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로 무선 PDA 시장이 얼어 붙고 KT 공급 프로젝트에서 탈락하면서 회사가 정리됐다. CDMA모뎀, 액정표시장치(LCD) 등 미리 발주한 부품 20여 억 원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후 이 사장은 중국으로 건너가 1년여 동안 중국 기업의 휴대폰 개발을 도왔고, 돌아와 옛 스마트솔루션스 동료 4명과 유브릿지를 창업했다.

이병주 유브릿지 사장. 사진=김현아 기자 chaos@edaily.co.kr
“왜 유비쿼터스냐고요? 제가 원래 로봇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네트워크 기반 로봇이 논문 주제였습니다.”

이 사장은 “이를테면 로봇을 만드는데 이 방 전체가 카메라이고, 로봇에 와이파이를 꽂고, 지그비 통신으로 외부에서 정보를 받아 움직이는 것에 관심 있었다”면서 “로보티즈의 김병수 사장이 선배”라고 전했다.

또 “PDA를 만들때도 결국 PDA가 유비쿼터스 세상의 게이트웨이가 될 것으로 봤다”면서, 유브릿지의 사업방향 역시 △육군이나 텔레매틱스 등 특수 단말기 및 관제솔루션 분야와(IoT 플랫폼) △‘와이링크’, ‘카링크’ 등 미러링으로 출발한 서비스 분야(IoT 서비스)에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링크 사용장면
카링크 사용장면
‘와이링크’와 ‘카링크’는 미러링 솔루션이다. 미러링이란 컴퓨터나 내비게이션에 뜬 스마트폰을 컴퓨터 프로그램인 것처럼 쓸 수 있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스마트폰을 번갈아 쓸 필요 없이 컴퓨터를 이용해 전화 걸고 받기, 카톡 보내기 등을 편리하게 쓴다. 유브릿지 제품은 단순히 폰화면을 크게 보는 1세대 유선 미러링에서 2세대 무선 적용을 뛰어넘어 3세대인 무선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어하며영상과 음성신호까지 미러링한다.

이병주 사장은 “미러링에서 중요한 것은 실시간성이 보장되는 속도와 안정성인데 자신 있다”면서 “PC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와이링크는 다양한 매쉬업(Mash up) 서비스로,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을 잇는 카링크는 차량용인포테인먼트시스템으로 발전해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앱을 PC앱처럼 만들어 휴대폰 속 노래나 영상 등을 더 큰 화면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새로운 IoT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유브릿지는 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에서 두 제품을 시연한다.

여전한 단말기 기술력…IoT 사업 확산 기대

유브릿지는 미러링 분야에서 LG유플러스(032640)와 차량관제분야에서 SK네트웍스(001740)와 군용 IT제품 개발에서 삼성탈레스와 공동연구협력 분야에서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등과 제휴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폰을 연결해주는 기술은 LG유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유와’에 들어가 있고, 삼성탈레스와는 육군 관련 모바일단말기 개발에 공조하고 있다. 또한 단말기의 납품을 위해 군전용제품의 생산공장을 만들기도 했다. VK, 맥슨, 텔슨전자도 무너지고, 팬택도 어려움을 겪는 요즘 42명의 직원이 일하는 벤처기업이 단말기를 만들 수 있을까.

유브릿지가 개발한 단말기들
이 사장은 “부품 수급과 금형기술 문제로 중소기업이 범용 스마트폰을 만들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특수 계층의 특수 단말기는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최고의 통신기술과 보안기술을 요하는 군용단말기 개발에 유브릿지가 참여할 수 있게 된 이유는 2011년 삼성전자의 블랙젯 유럽형 모델 개발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유브릿지와 공동개발한 블랙젯을 기반으로 스프린트(북미)용 제품이 대박이 나면서 삼성의 휴대폰 신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사장은 “당시 이슈는 윈도CE 운영체제에 시스템 드라이버 설계였는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는 복합사고 엔지니어가 필요했다”며 “요즘과 달리 당시는 반도체회사에서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만들어주지 않았고, 그래서 시애틀에서 6개월 간 삼성, MS와 합숙하며 개발해 성공했다”고 전했다. 한편 유브릿지는 SK, 만도, 웅진 등의 내비게이션을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30~40만 대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유브릿지가 한국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받은 인증패
△유브릿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도 모바일 등의 분야에서 제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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