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맹에 접수된 고액 연금자 관련 제보 중 하나다. ‘호화 연금 생활자 제보 코너’를 운영 중인 납세자연맹에는 최근 들어 이 같은 사례들이 잇달아 접수되고 있다. 고액 연금을 받으면서 부동산 임대 수입 등 부수입까지 누리는 퇴직자들을 성토하는 내용이 대다수다.
한국연금학회가 만든 공무원연금 개혁안 초안에는 이처럼 임대사업 등으로 많은 수입을 올리는 퇴직자들의 연금을 삭감하는 방안이 담겨 있었지만, 정부 개혁안과 새누리당 법안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안전행정부는 정부안 마련 당시 실수로 누락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관피아’(관료+마피아)의 저항을 우려해 고의로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공무원연금 수령액, 국민연금의 2~3배 달해
고위직 퇴직 공무원들 중에는 고액 연금에 임대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 등까지 포함해 월 수백만~수천만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만5036명(22.2%, 올해 8월 말 기준)이 매월 300만원 이상의 고액 연금을 받고 있다. 2012년 말 5만6205명(18.4%)에서 1년 8개월만에 2만명 가까이 늘었다.
안행부에 따르면 장관급은 공무원 연금으로 월평균 414만7800원(올해 9월 말 기준), 차관급은 391만원을 받는다. 9급으로 출발해 평균 30년 7개월을 근무하고 6급으로 퇴직한 공무원은 월평균 206만7000원을 받고 있다.
이들 고액 연금 수급자들의 근로소득·사업소득·임대소득과 재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수급자들이 연금 외에 추가로 벌어들이는 근로 및 사업소득 등은 평균 최소 2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공무원연금 수급자들의 근로 및 사업소득 등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은 고위직 관피아들 때문”이라며 “주택·토지 보유자 1578만명 중 상위 10%가 1452조원을 보유해 전체의 46.1%를 차지하고 있는데, 고위직 퇴직공무원 상당수가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임대소득 규제안 왜 빠졌나?
이와 관련 이한구 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부동산 임대 소득이 많다고 연금을 주지 말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적자를 정부 재정에서 지원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임대소득과 배당소득 등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퇴직 공무원의 연금액을 삭감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김선택 회장은 “기수급자들이 낸 기여금은 기간별 이자를 합쳐 모두 지급함을 원칙으로 하되 ‘퇴직 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있으면 연금 지급을 깎는’ 현행 제도를 확대해 부동산 임대소득과 이자·배당소득, 기타소득 등이 있으면 연금 지급을 일부나 전액을 감액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