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프레소, 韓 소비자 '해외 직구' 차단..거센 역풍 우려

국내서 주문하니 “한국 판매처 이용해 달라”
업계 ‘소비자 무시하는 행태’ 지적..역풍 불라
  • 등록 2013-08-13 오전 6:00:00

    수정 2013-08-13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독일 네스프레소가 한국 소비자들의 캡슐 주문을 차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국내 보다 가격이 저렴한 독일 사이트에서 캡슐을 ‘직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로 보인다. (관련기사 ‘뻥튀기 가격’ 네스프레소 ‘직구’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네스프레소는 지난달 31일부터 한국에서 신규로 가입한 회원이 구매한 제품을 발송해 주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회원 가입과 주문 결제까지는 가능한데, 이를 취소 처리하고 있다. 또 신규 회원의 경우 독일 네스프레소 사이트에 재 로그인이 안 된다.

많은 소비자들이 국내 보다 저렴한 독일 네스프레소 사이트에서 캡슐을 ‘직구’ 하자 네스프레소가 국내 이를 차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따라서 신규 회원들이 캡슐 구매를 위해 독일 네스프레소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독일 네스프레소 측은 “독일 소비자들에게만 캡슐을 판매하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 배달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한국 판매처에서 캡슐을 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아직은 기존 회원들의 경우에는 캡슐 구매와 발송이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곧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독일 네스프레소 측 역시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규로 네스프레소 캡슐을 주문하려고 했던 한 직장인은 “캡슐 주문과 결제를 완료하고 제품을 받지 못해 독일 네스프레소 관계자에게 채팅으로 문의를 해 보니 제품을 발송하지 않았고, 결제도 취소를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 배송대행 사이트 관계자는 “그는 “독일 네스프레소에서 직구하는 것이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스프레소가 이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매달 늘던 네스프레소 캡슐 배송주문량도 8월 들어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에서는 제 2의 짐보리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유명 아동복 ‘짐보리’는 롯데백화점에서 독점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10월부터 해외 사이트에서 한국으로 배송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가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자 결국 8개월 만인 2012년 8월 이를 재개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해외 직구를 막는 것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일방통행적인 행태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네스프레소도 짐보리와 같이 소비자들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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