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주파수 경매, '도박아닌 전략'..진실한 입찰 유도?

무작성 돈 올리면 승자의 저주..밀봉입찰 때 오름입찰 가격이상 해야
갑자기 다른 주파수에 올인 못해..이통3사 머리싸움 치열할 듯
  • 등록 2013-06-30 오전 7:54:22

    수정 2013-06-30 오전 11:01:5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KT 인접 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과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을 복수로 올려 혼합방식의 경매를 통해 입찰가가 높은 밴드플랜과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안’을 확정하자,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반발하고 있다. KT(030200)는 인접 대역을 싼 가격으로 가져가고 싶고,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는 KT가 인접 대역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가 희소 자원인 주파수를 돈을 많이 내는 기업에 주는 건 도박과 비슷하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미래부 안을 꼼꼼히 뜯어보면 돈을 무작정 많이 낼 수 없다. 내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사의 유리한 상황을 막기 위해 꼼꼼한 전략 수립이 불가피하다 동시오름입찰(1단계)과 밀봉입찰(2단계)을 병행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KT 인접 대역 할당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무작정 돈 올리기 힘들다

오름입찰 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 인접 대역이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에 큰돈을 쓸 것처럼 보인다. 두 회사가 돈을 쏟아 부으면 KT 혼자 인접 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 인접 대역 할당이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무작정 올리기는 어렵다. 미래부는 총 50회까지 오름입찰을 하면서 단 두 번의 쉬는 기회를 주고, 최소 입찰액을 전 라운드 승자의 최고입찰액+3% 내의 증분액으로 했다. 특히 50회까지 각 주파수 대역의 승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계속 패자가 경매를 진행하길 원하는 경우) 밀봉입찰로 바뀌는데 이때 오름입찰 때 참가한 주파수 블록은 그때 최고 입찰액 이상 입찰토록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 인접 대역 밴드플랜을 막기 위해 다른 밴드 플랜 주파수에 1조 원 가까운 돈을 썼다면, 밀봉입찰 때도 그 이상의 금액을 써야 하는 것이다. 자칫 경쟁사를 막으려다 내가 필요한 주파수를 받으면서 경매가가 지나치게 높아져 ‘승자의 저주’에 휘말릴 수 있다.

갑작스러운 최대입찰도 제한..이통3사 머리싸움 치열할 듯

50회까지 오름입찰을 했음에도 승자가 나오지 않아 밀봉입찰에 들어가면 최대 입찰액도 제한받는다. 오름입찰에서 가장 높게 입찰한 블록(최고입찰블록)은 제한 없이 입찰 가능하지만, 다른 블록은 최고입찰블록의 입찰증분 비율 이하로만 올릴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오름입찰에선 KT 인접대역이 빠진 밴드플랜에 집중했다 밀봉입찰에서 갑자기 KT 인접대역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곳에 1조 원의 돈을 쓸 수 없다는 의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오름차순으로 진행되다 밀봉입찰로 마무리되는 이번 방안은 오름차순은 사업자 간 눈치 가능성이 있지만, 밀봉입찰은 상호 배신의 소지가 있어 (최종적으로는) 담합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또 “밀봉입찰 시 오름입찰에서 나타난 블록별 선호도를 유지하게 만들어서 오름입찰 때의 진실한 입찰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경매를 설계했다”고 부연했다.

<밴드 플랜1>은 KT 인접대역 배제 안이고, <밴드플랜2>는 인접대역(D2블록) 포함 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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