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30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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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상임고문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여겨졌다. 이른바 ‘친노’ 세력이 사실상 민주당의 당권을 잡은데다 지지율도 민주당 내부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당안팎의 구도가 문 상임고문에게 녹록하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순조롭게 따낼 것으로 예상됐던 당내 대선주자의 자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불거진 ‘이해찬-박지원 밀실 야합 논란’의 불똥이 문 상임고문에게 튀면서부터다.
이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은 최근 양자 합의에 따라 이 전 총리는 당 대표에, 박 최고위원은 원내대표에 각각 출마하기로 했다. 당내 곳곳에서 곧바로 ‘담합’, ‘밀실 야합’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두 정치 거물이 당내 구성원과의 소통과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원내대표 박지원 - 당대표 이해찬 - 대권 주자 문재인’이라는 시나리오를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 최고위원이 당선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문 상임고문은 대권 주자로서 큰 상처를 입게 될 전망이다. 박 최고위원이 당선되더라도 야합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29일 “이 상임고문과 박 최고위원의 연대에 민주당 개혁과 대선 승리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전병헌 의원의 경우 “부끄러운 밀실 야합”이라며 비판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당내 잠재적 대권 경쟁자가 이번 사안에 한목소리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는 것도 현실적인 부담이다. 손 전 대표는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고,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세균 상임고문도 각각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적 시각에서 지켜봐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아울러 문 상임고문이 힘을 잃으면, 그와 함께 야권의 유력 주자로 여겨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안 원장은 올해 2학기 강의 개설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대선 출마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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