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3일자 10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안전 검사를 받지 않은 어린이 놀이 기구를 구입해 설치 검사도 하지 않은 서울의 초등학교 11곳이 적발돼 시정 및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일부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은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징계 대상이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서울시교육청이 최홍이 서울시교육의원에게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15개 초등학교에 감사를 실시한 결과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초등학교가 놀이기구 설치 및 관리를 부적절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놀이기구는 ‘어린이 놀이 시설 안전관리법’이 시행된 지난 2008년 1월27일 직후 설치됐다.
강서구 A초등학교는 안전 검사나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정글짐과 철봉, 늑목, 구름 사다리 등 4개 놀이기구를 구입했다. 양천구 소재 B초등학교의 경우 미끄럼틀 등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놀이기구를 구매했다. 광진구 C초등학교와 동대문구 D초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납품업체가 놀이기구에 대해 설치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는데도 검수 처리하는 등 안전관리를 허술하게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해당 놀이기구의 설치 검사를 지시하는 한편 책임자 13명에게 경고 및 주의 등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일부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은 ‘퇴직 불문’으로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지난해 지적한 내용을 너무 늦게 감사하는 바람에 교장들이 퇴직했고, 책임을 지지 않게 됐다”며 “처벌이 미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