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야기된 리세션(경기침체) 우려가 서서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년도 한국의 GDP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기업들의 이익이 역(逆)성장을 보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내년도 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그 주인공은 맥쿼리증권으로, 이 증권사는 "우리가 커버하는 한국 기업들의 내년도 EPS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7,4%에서 -1.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도 한국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
앞서 맥쿼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리세션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내년 GDP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0%로 낮춰 잡은 바 있다.
현재까지 내년도 우리 기업들의 EPS증가율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8.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내년 500대 기업 영업이익이 4% 증가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이는 조정이 덜 된 낙관적인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익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컨센서스에서 10%만 하향 조정돼도 -1.5%의 역성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과 함께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도 나오면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당초에는 내년도 영업이익을 3조8000억원으로 전망했었다. 영업마진 전망치도 5%에서 -1%로 낮췄다.
이처럼 한국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를 부정적으로 본 것은, 수출위주의 경제구조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과거 글로벌 경기 하강국면에 한국 기업들의 이익은 늘상 큰 폭으로 감소하곤 했다.
맥쿼리에 따르면 지난 90년에 한국기업들은 -55,.1%의 이익 증가율을 보였고 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70.6%, 2001년 하강기에는 -44.0%를 보인 바 있다.
결국 이들 기관의 전망대로 된다면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더욱 가파르게 하향 조정될 것이고 이에 따른 증시에서의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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