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김승유 회장 장악력 높인다

12일 하나금융 이사회서 3개축 매트릭스 조직개편
27~28일 이사회서 김승유·윤교중·김종열 연임될듯
  • 등록 2008-03-09 오전 6:05:00

    수정 2008-03-09 오전 2:40:20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씨티 등 글로벌 뱅크가 채택하고 있는 매트릭스(matrix)형 조직개편을 단행, 그룹 장악력을 더 높일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오는 12일 지주 이사회를 열고 개인금융 부문(Business Unit·BU), 기업금융 부문(BU), 자산관리 부문(BU)의 3개축을 중심으로 하는 매트릭스형 조직개편을 확정키로 했다.
 
매트릭스 조직(matrix organization)이란 지주사 산하 개별법인을 그대로 두되 주요 과업을 전담 수행하는 `수평조직`을 지주사에 두고 계열사의 사업을 총괄하게 하는 조직체계를 말한다. ☞「(Exclusive)하나금융, 매트릭스형 조직개편 첫 검토(1월23일)」(아래 표)
 
이로써 김승유 회장의 그룹내 입지와 역할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 회장이 관장하는 각 BU 부회장이 계열사 대표에 버금가는 권한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 지주사 체제는 각 계열사를 거느리긴 했지만 개별 법인의 대표나 이사회의 권한도 무시할 수 없어, 지주사 회장의 권한행사가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자산관리 상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할 경우, 기존에는 하나대투증권 사장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업무가 진행됐다. 지주사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지주 임원이 어느정도 조율은 할 수 있어도 하나대투증권의 사업계획에 깊숙이 관여할 순 없었다.
 
하지만 이번 지주사 매트릭스 조직개편후에는 지주사 자산관리 BU 부회장이 관련 상품의 설계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은행이나 보험 계열사에도 유사한 전략의 상품과 마케팅을 시행토록 챙길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를 통해 은행과 증권, 보험 등에 걸친 일관된 마케팅 등이 가능하며, 교차판매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보와 기획, 인사 등 지주사의 자회사 경영지원 부문은 별도로 기업센터(Corporate Center)로 묶일 예정이다.

경쟁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이 계열사에 대한 업무 방향을 직접 교통정리할 수 있는 구조"라며 "지주사가 자회사 업무에 밀착됨으로써 김 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보다 강화되는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매트릭스 조직개편후 회장직은 현 김승유 회장, 총괄부회장직은 현 윤교중 하나지주 사장을 선임키로 했다. 개인금융 부회장직은 김종열 현 하나은행장이 은행장과 개인금융 부회장을 겸직하는 형태로 가닥이 잡혔다. 자산관리 부회장에는 조만간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는 김정태 전 하나대투증권 사장이, 기업금융 부회장은 임창섭 전 하나IB증권 사장이 유력하다.

하나금융그룹은 또 이달 27일과 28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주총일에 맞춰 같은 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년의 임기가 돌아오는 지주사 회장과 사장, 은행장 연임인사도 결정키로 했다.

김승유 회장과 윤교중 사장, 김종열 행장은 각각 매트릭스형 하나금융지주의 회장과 총괄부회장, 개인금융부회장을 각각 맡기로 돼있어 무난히 연임할 전망이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향후 금융지주사 관련규제가 완화되면 더 폭넓은 매트릭스 조직개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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