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마지막 TV 토론서도 날선 '공방'

李 "역시 네거티브" vs 朴 "노블리스 오블리제 없어"
李 "줄푸세, 나도 있다" vs 朴 "대운하 빼면 시체"
李 맏형 이상은 '도곡동땅' 실소유 논란은 언급안해
  • 등록 2007-08-17 오전 2:17:57

    수정 2007-08-17 오전 8:18:51

[이데일리 좌동욱기자]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빅2' 후보들의 날선 '공방'이 경선 D-데이 이틀 앞둔 마지막 TV토론회에까지 이어졌다.

이 후보와 박 후보는 16일 밤 KBS가 주최한 'TV 토론회'에서 서로에게 가시돋힌 독설을 쏟아냈다. 이들은 최근 핵심 이슈로 떠오른 이 후보의 맏형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실소유 논란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지만 서로의 약점을 들춰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후보 도덕성보다는 정책 검증에 주력하겠다던 양측의 약속이 무색할 정도였다.

◇ 朴 "직접 차린 회사가 1년만에 망해" vs 李 "역시 네거티브"

박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기업인 경력을 내세워 경제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데 현대그룹을 그만 둔 이후 본인이 직접 차린 회사는 1년만에 망했다"면서 "더욱이 많은 투자자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주가조작 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역시 네거티브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제가 만든 것은 LKe뱅크인데 설립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시켰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가 다시 "삼성생명.심텍이 BBK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은 이 후보가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사실 관계를 잘 알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적어준 걸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비켜갔다.

◇ 李 "이인제와 연대 도모했다" vs 朴 "실제로 연대는 안해"

이 후보는 박 후보의 한나라당 탈당 이력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지난번(11일) 토론회에서 당시 이인제 후보와 연대설을 부인했는데 혹시 착각한 것이 아니냐"며 "지난 2002년 5월 17일 9시 뉴스에서 (박 후보) 육성을 통해 (연대설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고 같은해 7월 3일자 한겨레신문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고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지금도 이념이 다르지 않은 사람과 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당시 이인제 후보와 이념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을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된 바는 없다"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작심한 듯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지도자는 높은 수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지켜라, 위장전입을 해 놓고 위장전입을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냐"고 이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 李 "위장전입, 제대로 공부시키고 싶어서"

이 후보는 "벌써 세번째 묻고 있다"면서도 "어렸을 때 초중고를 정상적으로 다닐 수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해, 아이 하나만은 제대로 공부시키자는 생각으로 (위장 전입을) 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당시 해외로 열심히 다니면서 일을 할 때로 공직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고 국민들에게 여러번 사과했다"고 실토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위장전입 뿐 아니라 세금을 안내서 부동산 압류를 당하고 등록세를 12년간 내지 않고, 건강보험료를 편법으로 월 2만원만 내고 환경개선 부담금도 안냈는데 어떻게 부동산, 조세, 노동, 환경 정책을 펼 수 있느냐. 지도자로서 심각한 문제"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한해 세금을 2억원 가까이 내는데 몇 만원 아낄려고 (건강보험료를) 편법으로 했겠냐"며 "같은 당이니깐 잘 알아보고 하셨으면 한다"고 응수했다.

◇ 李 "줄푸세, 나도 있다" vs 朴 "대운하 빼면 시체"

경제 정책에서도 날선 공방들이 오갔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대운하 건설 정책에 대해 "이 후보의 경제정책은 운하에서 시작해 운하에서 끝난다. (대운하는) 안되는 게 없는 만병통치약"이라며 "민자사업이기 때문에 한다 안한다 말할 수 없다고 했는데 만약 대운하가 안되면 무엇으로 경제를 살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민간자본이 참여해도 이익이 난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한다고 할 때도 (내가) 청계천 복원을 할 때도 많은 사람이 반대했지만 국가 100년 대계 사업은 국민 반대가 있어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서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국민을 반드시 설득시켜 국가 100년을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바로 세우기) 공약을 문제삼았다. 이 후보는 "세금 줄이고 규제를 풀고 기초질서를 바로세우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제 공약에도 있지만 이름만 안 붙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사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면서도 "나는 줄푸세를 가다듬어 실행 방향까지 마련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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