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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수요조사로 예술중으로 변모
당시 장목예중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인근 장목초등학교 졸업생들이었다. 지난달 장목예종에서 만난 박 교장은 “2021년 장목초 6학년생이 6명, 5학년생이 5명에 불과했다”며 “입학자원 자체가 적기에 이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는 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폐교 위기를 겪었던 장목예중은 2년 만에 입학생 수를 8명에서 30명으로 3.7배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이런 성과에 힘입어 교육부로부터 ‘농어촌 참 좋은 학교’로도 선정됐다. 장목예중의 위기 극복 비결은 철저한 수요조사에서 찾을 수 있다. 장목예중은 2021년 거제시 내 초등학생 270명을 대상으로 장래 희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의사(14.81%)·교사(12.96%) 못지않게 아이돌·엔터테이너(10%)를 희망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튜버·크리에이터(11.85%)까지 합하면 단연 의사·교사를 압도했다.
장목예중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남교육청에 예술교육 특성화중학교 지정을 신청했다. 이후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되면서 2023년 교명을 기존 ‘장목중학교’에서 ‘장목예술중학교’으로 변경했다. 실용음악(K-POP) 교육에 특화된 지역 유일의 특성화중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장목예중은 장목면을 벗어나 입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경남교육청에 광역학구제를 요청한 것이다. 경남교육청도 마침 도내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펴고 있어 2022년 광역학구제를 도입하게 됐다. 이는 학생들이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고도 인근 다른 학구 내 소규모 학교로 입학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로써 장목예중은 거제시 전역에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1학년인 김은채 양은 광역학구제 시행 이후 장목예중에 입학한 학생이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차로 30~40분이 걸리지만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싶어 장목예중을 선택했다. 장목예중은 전체 수업의 20%를 실용음악 교육으로 편성하고 있다. 김 양은 “집이 거제시 상동동이라 매일 스쿨버스로 통학하고 있다”면서도 “장래희망이 가수이기 때문에 제 꿈을 실현해줄 학교는 장목예중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지연(가명·40) 씨는 1학년 딸아이를 장목예중에 보내기 위해 아예 거처를 부산에서 거제로 옮겼다. 김 씨는 “아이가 K-POP 댄서가 되고 싶어 하는데 관련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은 장목예중 뿐”이라며 “학교생활 중 공연에 참여할 기회도 많고 특히 실용음악 수업에서는 연주, 작곡, 편곡 등 실습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키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했다.
장목예중은 지난해 신입생 정원 30명을 모두 충원했다. 전교생 수는 2022년 43명에서 지난해 63명, 올해는 70명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입학생들은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장목예중에 들어온 학생들이다. 박 교장은 “경기도에서 가족 전체가 이사 온 학생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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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1년여 만에 나타났다. 당시 1학년이던 윤나현 양이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IYF) 주최로 2022년 11월 열린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윤 양은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지도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장목예중은 앞서 같은 해 6월 열린 ‘옵티미스트 코리아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장목예중 학생들은 입학 후 3년이면 누구나 ‘1인 1악기’를 섭렵하게 된다. 또 보컬·댄스·밴드 등 관심 있는 곳에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막연히 음악이 좋아 입학한 학생도 이런 교육과정을 통해 적성·진로를 발견하게 된다. 재학 중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점도 장목예중의 장점이다. 장목예중은 올해에만 △경남교육청·스웨덴나카교육청 국제교류 환영 공연 △거제시 청소년 문화축제 장목예술 밴드 공연 △장목예중 교내 런치 콘서트 △경남 청소년 국제교류단 환영 문화공연 등에 참여했다.
특히 지난 3월 5일부터 9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뷰티&문화(Trentips Beauty & Culture event)’ 행사에 초청을 받아 보컬·댄스 공연도 펼쳤다. 박상욱 교장은 “국제무대 참여를 확대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제고하는 게 향후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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