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성과 덕성우는 올 가을 국내 증시를 들썩이게 한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됐으나 최근에는 한동훈 법무장관 관련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다시 뜀박질했다. 덕성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 테마주로 엮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손꼽히는 한 장관이 내년 총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또 다시 주목받으며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전문기업 디티앤씨알오(383930)는 127.27%나 급등해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전자·전기규격 인증 서비스 업체 디티앤씨(187220)도 77.48% 상승했다. 디티앤씨알오는 디티앤씨 자회사로 두 종목 모두 한 장관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다. 디티앤씨알오의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같은 1973년생으로 서울대 법대 동문인 점이 알려지면서 별다른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체시스(033250)도 주가 상승률이 114.73%를 기록했다. 체시스는 부사장과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각각 미국 컬럼비아, 서울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테마주로 엮였다.
이밖에 핑거(163730)(71.25%), 부방(014470)(61.33%) 도 한 장관 관련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정치 테마주는 주로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인과 학연, 지연 등이 부각되거나 관련 인물의 발언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실적이 뒷받침하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간 급격히 오르다보니 상승 재료가 사라지면 주가 되돌림 현상도 빠르게 나타난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 종목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했던 20대 대선 테마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테마주들은 여야 대선 후보가 확정된 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주가가 떨어져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종목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 관련 테마주가 이전보다 더욱 활개를 치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로 주식 시장에서 가격 조정이 어려워지고 거품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테마주 수가 이전보다 더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선거 직후 주가 변동성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매도 제한으로 테마주가 판치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선거 관련 테마주는 합리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과 상관없이 급등하기 때문에 재료가 소멸하면 주가가 단기간에 원상 복귀하거나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