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10명 중 7명 “환율 급등, 위기 전조 증상 아냐…구조적 요인 크다"[고환율 난국]③

국내 경제학자 10명 설문 결과 7명이 '구조적 원인' 지적
미국 급격한 통화 긴축과 무역적자 등 악재 중첩된 영향
환율 1400원 턱밑까지 올랐지만, 달러 유동성 지표 양호
  • 등록 2022-09-21 오전 4:20:00

    수정 2022-09-21 오전 4:2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턱밑까지 오르면서 외환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최근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그 자체로 위기의 전조 증상이라기보다 미국의 급격한 통화 긴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 둔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가 1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경제학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최근 환율 급등이 ‘위기 전조 증상’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심리가 전 세계적으로 과도하게 확대한 데 따라 환율이 오른 것으로 위기의 전조 증상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은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때와 달리 달러 유동성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399.0원까지 올랐는데 환율이 1400원대를 웃돈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두 차례뿐이다. 두 차례 모두 달러 유동성 부족이 환율 상승을 더 부추겼으나 이번엔 달러 유동성 지표인 원·달러 스와프 베이시스(3년 만기)는 20일 기준 마이너스(-) 64.5bp(1bp=0.01%포인트)로 -60bp대를 기록했던 올해 초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 때 스와프 베이시스가 -300bp대를 기록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 3월 -170bp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안정된 모습이다.



경제학자들은 달러 유동성 상황이 안정적인데도 환율이 위기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원화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중첩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에 따른 한미 금리 격차 축소가 환율 급등을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22일 공개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 미 금리는 3.0~3.25%로 올라 한은 기준금리(2.25%)보다 최대 0.75%포인트나 높게 된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것이란 예상이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만드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무역수지 적자 확대도 문제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치솟는데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 업황 위축, 글로벌 경기둔화에 올해 우리나라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 속에서 에너지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무역적자가 커지면서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달러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한미 금리 역전폭이 크게 벌어지고 외환시장 불안 심리가 확대될 경우엔 환율 급등 자체가 위기의 전조 증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장기화되면 이미 침체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는 경제에 위기 상황이 충분히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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