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지정에…수도권 서부 분양시장 울상

1·2기 신도시 수요도 흡수할 듯
고양 창릉, 파주 운정지구 분양 영향
부천 대장, 김포 한강신도시 수요 유도
공급 과잉에 미분양 문제 악화 우려
  • 등록 2019-05-09 오전 4:50:00

    수정 2019-05-08 오후 7:58:50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정부의 3기 신도시 선정에 수도권 서부지역 분양시장이 울상이다. 대규모 택지를 통한 즉각적인 주택 공급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집 마련을 계획중인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 변화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불과 1km 떨어져 있는 경기도 고양 창릉지구는 일산과 파주 운정, 서울 서북권 주택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천 대장지구는 서울 서남부와 인천 검단, 김포 한강 지역 수요를 유도해 인근 분양물량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추가로 선정한 3기 신도시는 일산 1기 신도시와 김포, 검단 등 2기 신도시의 영향권에 있는 곳”이라며 “서울과 더 가까운 지리적 이점까지 있어 일대 갈아타기 및 전세 수요까지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기 신도시는 앞서 1, 2기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교통 인프라 구축이 늦거나 부족해 신도시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컸던 점을 감안해 광역 교통대책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이전 신도시 사례에서 답습한 실패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 대책도 수요자들에게 기대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택지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 인근 지역 내 집 마련 대기수요자의 청약 분위기 및 집값 움직임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문제는 인천 검단신도시, 파주 운정3지구 등 2기 신도시 분양도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 신규 공급이 이뤄지면 미분양 발생 등 공급과잉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당장 경기권 서부지역(고양·부천·파주·김포)에서만 연내 2만1343가구가 공급을 예정하고 있다. 인천 서부지역(부평·서·계양구) 역시 2만 2321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해 일부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분양성을 더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함영진 랩장은 “고양 창릉, 부천 대장지구 모두 주변 기존 택지개발로 인한 입주 적체와 미분양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추가 신도시 개발로 인한 공급과잉 문제는 지역사회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의 경우 오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예상 가능한 미분양, 교통문제 등을 살피며 ‘탄력적 공급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주현 건국대 명예교수는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내기보다는 주택공급의 흐름을 봐가며 순차적, 탄력적으로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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