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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대한민국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993년 이후 무려 24년 간 왕좌를 지켜온 미국 인텔을 밀어내고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서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면 인텔은 자사 반도체 칩의 치명적 보안 결함을 발견하고도 이를 숨긴 이른바 ‘인텔 CPU 게이트’가 새해 벽두부터 일파만파로 번지며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메모리사업부 지분 49.9%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에 매각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3강(强) 중 사실상 한국이 독보적인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2018년 전 세계 반도체 업계는 시장 리더로 자리매김한 한국 기업들이 선보일 신기술과 초(超)격차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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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은 △5세대 3D낸드 △10나노 2세대 D램 △7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 △AI(인공지능)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메모리·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등 전 영역에서 한 차원 앞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고 5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선 올해 5세대 3D낸드 개발 및 양산 시점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 4세대 3D낸드 제품에선 삼성전자가 2016년 말 64단 제품을 세계 최초 양산했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업계 처음으로 72단 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6월 5세대 90단 이상의 수직 적층(쌓아올림) 기술을 확보했고, 올 상반기 내에 개발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4세대에서 72단 제품을 개발한 SK하이닉스는 5세대에선 100단 이상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부가가치 제품들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5년 이상이라 단기간에 시장 판도가 바뀌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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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메모리인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새해 괄목할만한 기술 진보가 기대된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해온 SK하이닉스도 작년 5월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모색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지난달 중국 기업과 50 대 50 비율로 합작사 건립에 합의,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올해부터 중국 현지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반도체에선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초고속 모뎀을 탑재하고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9(9810)’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1.5GB용량의 HD급 화질의 영화 한 편을 10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이 제품은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공개된다. 또 오는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될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삼성전자가 내놓을 ‘갤럭시S9’에 적용돼 제품의 두뇌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9(9810)은 혁신적 성능과 풍부한 기능 지원으로 차세대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팅 기기와 오토모티브 등의 스마트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