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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월 12일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했다 이튿날 자취를 감춘 베트남 단체관광객 중 일부는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출입국사무소는 59명 중 36명을 붙잡아 본국으로 추방하고 나머지 23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들은 국내취업을 위해 베트남 현지에서 브로커에게 1인당 1만 500달러(약 1260만원)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한 무비자관광제도가 불법 체류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관광특구 제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 외에 돈벌이를 목적으로 제주에 오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불법 체류자가 늘고 있어서다. 무비자관광제도로 제주에 온 외국인은 체류 기간(30일)을 넘기거나 체류 기간 중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선 안 된다. 취업도 할 수 없다.
외국인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121건이던 외국인 범죄는 지난해 393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발생한 외국인 범죄 중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강력범죄가 140건(35%)이나 됐다. 특히 지난해 제주에서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의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중국인은 260명으로, 10년 전인 2006년(23명) 보다 10배 이상 늘어났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이 찾는 광관 특구 제주의 어두운 일면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건설공사 현장 등을 방문해 불법 체류·불법 취업 등을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속해 쫓아내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5년마다 강제출국해야 하는 순환제 개선과 함께 현재 불법체류자들을 양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