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혁명인가 허상인가]⑤"VR, 韓기업 성장 가능성 높다"

레미 엘-오잔 모비디우스 CEO 인터뷰
"3DTV는 비용 대비 만족감 덜해..VR과 달라"
"한국 기업들과 여러 프로젝트에서 협력 중"
  • 등록 2016-03-14 오전 6:00:00

    수정 2016-03-14 오후 2:05:57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현재 주요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가상현실(VR)에 연관돼 있습니다. 이는 3DTV와는 달리 건전하고 활발한 분야라는 신호라고 해석됩니다. VR이 차기 대형 플랫폼이 된다면, 지난 2007년 스마트폰 붐이 일어났을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펼쳐지게 될 겁니다.”

레미 엘 오자네 모비디우스 최고경영자(CEO). 모비디우스 제공
레미 엘-오잔(Remi El-Ouazzane) 모비디우스(Movidius)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VR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모비디우스는 지난 2006년 설립된 미국 캘리포니아 산 마테오에 소재한 대표적인 머신비전(Machine Vision) 기업으로 구글 ‘프로젝트 탱고’ 협력사로 잘 알려져있다.

엘-오잔 CEO는 일부 우려와는 달리 VR은 3DTV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3DTV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에 외면받았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12달러 정도의 영화 티켓 구입으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보다 덜 인상적이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VR은 영화의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며 현존하는 경험을 희석시키지 않은 채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주게 됩니다. 성공적인 새로운 분야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죠.”

그러면서 오자네 CEO는 VR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에서도 VR이 매우 뜨거운 이슈라면서 건전한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글이나 삼성전자(005930) 같은 기업들이 왜 VR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VR은 소비자기술(CT) 영역에서 가장 맹렬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다. VR은 완전히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 즉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VR이 차기 대형 플랫폼이 된다면 2007년경 스마트폰 붐이 일어났을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VR기술에 모비디우스가 개발 중인 모션 트래킹 칩의 역활은.

△‘진정한(True)’ 모션 트래킹이란 실감나는 VR을 구현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진정한 모션 트래킹’이 의미하는 것은 단지 회전 동작(rotational motion) 뿐 아니라 수평적 동작(lateral mothion)도 쫓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어VR이나 구글 카드보드 같은 현재의 VR기기들은 단순히 머리의 회전 동작 만을 쫓을 수 있는데, 이용자가 약간 몸을 기울이거나 숙이는 수준 정도를 인식할 뿐 몸의 움직임과는 맞지 않는 수준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 같은 VR 헤드셋은 외부 추적 카메라(trackinig camera)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는 외부 추적 카메라를 통한 환경에서는 VR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외부 카메라나 센서가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아니라고 믿는다. 진정한 VR을 위해서는, 추적은 ‘숨겨진 것을 다 드러내는(inside-out)’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센서들이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도록 헤드셋에 설치돼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즉 우리 눈이 우리가 3D 공간을 따라 가는 방법을 말해주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시각적 주행거리 측정방법(Visual Odometry)과 같은 현재 접근방법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 우리가 개발한 미리어드2는 머리의 동작과 제스처를 추적하기 위한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허용해 더 빠르고 낮은 전력으로 헤드셋을 구동시킬 것이다. 미리어드2는 업계 최초로 상시 인터넷에 접속된 비전 프로세서다.

-3DTV와 VR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사용자들은 3DTV가격이 너무 비싸고 콘텐츠가 부족해서 이를 외면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12달러의 영화 티켓 구입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것보다 덜 인상적이라는 점이었다. VR은 영화의 대응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VR은 현존하는 경험을 희석시키지 않으며 콘텐츠를 즐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다. 최우선적으로 VR은 항상 게임을 위한 ‘성배(Holy Grail)’였다. 극도의 열정과 스스로를 유지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콘텐츠 생태계의 자금이 충분한 부분이다. VR이 스마트폰 만큼 인기를 끌 것인가라는 부분에는 답하기 어렵지만 성공적인 새로운 분야가 될 것이라는 데 크게 자신하고 있다.

현재 기업들은 VR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많은 승자를 양산할 수 있는 건전하고 활발한 분야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우리는 증강현실(AR) 및 VR 헤드셋과 관련해 구글 등 많은 기업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건전한 경쟁이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더 나은 제품 개발로 이끈다고 믿는다.

-VR과 AI가 실제 생활에서 안전하게 이용되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VR은 실제 세상으로부터 사용자를 단절시키는 하나의 경험이다. 나는 자율주행차와 같은 방식으로 VR이 실제 생활에 귀속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신 디지털과 실제 현실을 섞는 AR은 실제 생활에 이용될 중요한 기술로 부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품질의 AR을 시장으로 가져다줄 엄청나게 많은 도전들이 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컴퓨터 비전에서의 대단히 큰 도전들과 관련돼 있다. 그런 까닭에 이에 대한 많은 놀라운 생각들이 있으며 모비디우스는 AR을 발전시키려는 많은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 중국 IT시징에 대한 평가는.

△현재 한국 기업들과 3D 센싱과 아이 트래킹(eye tracking), 동작, 스마트 카메라에 적용할 일부 흥미로운 프로젝트들과 관련해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모비디우스는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이고, 우리는 한국 기업들에 많은 가능성을 보고 있다.

중국 IT시장은 항상 제조업의 관점에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현재 자체 휴대폰이나 랩톱 컴퓨터 개발에 공격적일 뿐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다. 스마트 시큐리티나 드론, VR 등은 현재 중국에서 매우 뜨거운 이슈다. 중국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제조에서 최고의 입지를 다질 수도 있다.

모비디우스(Movidius)는

미국의 대표적인 머신비전(Machine Vision) 기업으로 구글 ‘프로젝트 탱고’ 협력업체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머신비전이란 영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는 기술로, 특히 낮은 전력으로 뛰어난 성능의 시각지능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기준 8650만달러(한화 약 1032억8100만원)의 투자를 받았다. 현재 아일랜드 더블린과 루마니아 티미소아라에 디자인 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도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레미 엘-오잔(Remi El-Ouazzane)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97년부터 15년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에 합류,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칩 생산부문(OMAP)의 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등을 지냈다. 당시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의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모비디우스가 구글과 손을 잡는 데도 그의 공이 컸다. 프랑스 그르노블 IEP에서 경제 및 재무학을 전공했으며 그르노블 INP에서 반도체 공학 엔지니어링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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