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가상현실(VR)이 실제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VR 기기와 달리, 발달된 센서와 특정 헤드셋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 등은 마치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할 것이다.’
지난해 연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6년에 당신의 삶을 바꿔줄 기술’ 가운데 첫번째로 VR을 꼽으며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가 VR 생태계 구축과 기기 경쟁이 본격화될 시기임을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달부터 전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은 VR기기 출시에 나서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VR과 증강현실(A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올들어 2개월여 동안에만 전기대비 400% 증가한 11억달러(약 1조337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리서치 앤 마켓츠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VR시장은 총 158억9000만달러(한화 약 19조3945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큘러스부터 구글·애플까지..VR 전쟁 본격화 | HTC의 바이브 스트림VR(위)과 오큘러스의 오큘러스 리프트(아래).(사진= AFPBB News) |
|
삼성전자(005930)의 기어VR로 시작된 VR기기 전쟁은 이번 달부터 본격화된다. 개발자용 위주의 VR 기기를 출시해 온 오큘러스는 이번 달 28일 소비자용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북미지역 등에서 출시한다. 다음 달에는 HTC가 ‘바이브 VR’을 출시하고, 소니는 올 2분기 안으로 자사 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VR’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066570)는 지난달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2016에서 공개한 VR헤드셋 ‘360VR’과 360도 카메라인 ‘360캠’과 관련된 내용을 오는 17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가 위주의 VR기기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경고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반응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VR 등은 각각 599달러와 799달러로 삼성전자의 기어VR(99달러)보다 비싸지만, 예약판매 성적은 1차 물량을 모두 판매하는 등 예상보다 괜찮은 편이다.
그런가하면 오는 5월18일에 열릴 구글의 개발자회의(IO)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구글은 이번 회의에서 카드보드 VR 기기를 이용한 지금까지의 실험을 넘어선 좀더 발전된 형태의 기기를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구글은 머신 비전(machine vision) 스타트업인 모비디우스(Movidius)와 손잡고 스마트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VR 헤드셋을 개발해왔으며, 혼합 현실(mixed reality) 기업인 매직리프(Magic Leap)에도 대거 투자하는 등 VR에 공을 들여왔다.
애플도 올초 증강현실(AR)과 VR 전문가를 영입하고, 표정인식 기술기업 이모션트(Emotient)와 이미지 인식에 특화된 스타트업 플라이바이미디어(Flyby Media)를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VR은 틈새 시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멋지다”고 말하기도 했다.
넷플릭스·훌루·아마존..VR 플랫폼 경쟁도 ‘치열’
소문만 무성했던 아마존의 VR 플랫폼 구축은 이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VR 소프트웨어 책임 개발 매니저를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냈으며 역할에 대해서는 ‘아마존 비디오 내 VR 경험을 구축하는 일로, VR팀을 이끌게 될 것’으로 설명했다.
아마존이 구축할 VR 플랫폼은 기존의 넷플릭스나 훌루가 구축해놓은 것보다는 좀더 발전된 360도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현재 내놓은 기어VR용 앱은 2D 콘텐츠이며 훌루는 아직 앱을 내놓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유튜브의 360도 동영상 플랫폼이나 VR 콘텐츠 제작 및 유통사 WEVR의 트랜스포트 플랫폼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관련기사 ◀☞전동수 사장, 삼성메디슨 대표 맡아 의료기기사업 총괄 지휘☞[마감]코스피, 하루 만에 반등…음식료株 강세☞“갤럭시S7, 약 60만원에 1년 쓰고 S8로 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