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바꾼 산업지형]①'오프라인' 넘보는 IT기업,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다

온라인 기반 IT 기업들, 잇따라 오프라인 사업 진출
글로벌 시장도 온·오프라인 사업 경계 무너져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 패러다임에 큰 변화 줄 것"
  • 등록 2015-12-02 오전 12:22:59

    수정 2015-12-02 오전 8:37:30

[이데일리 김현아 김관용 기자] 지난 달 26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 사당역 인근에 미술관 컨셉의 모텔이 문을 열었다. 모텔이라고 하면 으레 ‘러브호텔’을 떠올릴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갤러리에 온 느낌이다. 로비와 복도, 객실 곳곳에서 신진 작가 58명의 미술 작품 12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름도 ‘코텔 야자 미술관’이다.

이같은 신개념 모텔을 생각하고 관련 사업을 시작한 곳은 숙박 프렌차이즈 업체나 건축 기업이 아니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숙박 예약 서비스를 하는 ‘야놀자’라는 벤처기업이다. 야놀자는 온라인 기반 숙박 정보 제공 및 예약 서비스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모텔업에 진출했다. 지난 해 200억원 수준의 매출에 이어 올해 두 배가까이 늘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쳤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오프라인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쇼핑·물류·숙박·여행·음식·운수 등 전 영역에 걸쳐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카카오 택시 중개서비스, 쿠팡의 ‘총알배송’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온라인 고객과 오프라인 상점을 연결하며 온·오프라인 사업 경계를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 기술 기반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빠른 의사결정은 기존 배달 서비스와 콜택시 업체, 물류 기업들에는 위협이 될 정도다.

세계 최대 IT 회사인 구글은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기술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자동차 제조업체들로 문전성시다. 광고 시장의 중심도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에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로 옮겨간지 오래다.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인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쑤닝의 2대 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배송시스템 등을 통합했다. 국내로 치면 ‘11번가’가 ‘하이마트’의 대주주가 돼 함께 사업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 70개국의 기업 최고경영진 중 66%가 ‘예상치 못한 경쟁자의 출현’을 미래의 가장 큰 비즈니스 위협으로 생각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IBM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마케팅 책임자(CMO), 재무 책임자(CFO) 등 5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최근 카카오와 KT 컨소시엄이 은행업 진출 티켓을 딴 일도 기존 금융 시장 빅뱅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각종 규제와 정책 금융 문화 때문에 한국의 은행 경쟁력은 세계 81위, 재무건전성은 세계 113위로 최저 수준”이라면서 “인터넷은행의 출현이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현실에 안주해 있는 은행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컨셉트의 모텔인 ‘코텔 야자 미술관’ 사당역점 전경(제공=야놀자)
미술관 컨셉트의 모텔인 ‘코텔 야자 미술관’ 사당역점 내부 모습(제공=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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