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뛴다]국내은행 1곳 연내 미얀마 현지영업 나선다

[양곤(미얀마)=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미얀마에 사무소를 낸 7개 국내은행이 미얀마 중앙은행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얀마 중앙은행이 올해 현지 사무소를 둔 38개 외국계 은행 중 5~10개 은행에 현지 영업 사업권을 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5일 금융당국 및 미얀마 중앙은행 등에 따르면 미얀마 중앙은행은 연내 최대 10개 외국계 은행에 대해 ‘합작법인’이나 ‘지점’ 형태로 현지은행 개설을 허용해줄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 중 최소 한곳이 올해부터 미얀마에서 영업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국내 은행들은 ‘지점’ 형태를 선호한다. 미얀마 중앙은행이 ‘합작법인’에게는 리테일(retail·소매) 영업을 제한하기로 한 탓이다. 이정환 IBK기업은행 양곤사무소장은 “홀세일(wholesaleㆍ도매) 영업만 하게 된다면 한국 교포를 상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합작법인’을 세울 경우 한국 금융당국이 아닌 미얀마 중앙은행의 통제와 간섭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반면 지점을 설치할 경우 국내법에 따라 규제를 받고, 감독 기관도 국내 금융당국이 된다. 그러나 당장 지점을 설치해도 마땅히 리테일 영업을 할 만한 상황도 아닌 것은 단점이다. 미얀마 국민은 은행보다는 주로 ‘금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올해에는 지점 인가는 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합작법인이 됐든, 지점이 됐든 일단 영업권을 먼저 받는 은행이 미얀마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말 미얀마 중앙은행 등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은행이 올해 현지 영업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