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쇼크에 '알바 자리'도 줄었다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 취업자수, 전년比 23만명 줄어
13년 여 만에 최대 폭 감소..11개월째 감소세 이어져
  • 등록 2013-04-19 오전 6:10:00

    수정 2013-04-19 오전 6:10:00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직장을 그만 두고 부인과 함께 서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상영 씨(가명· 36). 얼마 전 그는 서빙을 도맡아 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그만 두자,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탓에 월급 주기가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가끔 손님이 몰릴 때면 본인이 직접 음식을 나르기도 하고, 카운터에서 계산도 하느라 눈코뜰 새 없다. 하지만 매출에서 임대료와 재료비 등을 제하고 나면, 부부가 한달에 400만원 벌기가 힘든 상황에서 아르바이트생 고용은 사치인 것 같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취업을 미루거나 학비를 보태려는 20대 청년들이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알바) 자리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자영업자들이 경비 절감을 위해 시간제 아르바아트 고용마저 줄이고 있는 탓이다.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도 속출하고 있어 청년층의 ‘알바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3월 고용동향’ 자료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아르바이트생 등 임시직의 취업자 수는 지난달 476만9000명에 그쳐, 전년동월대비 22만8000명이나 줄었다. 이는 지난 1998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이다. 임시직 취업자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째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임시직 취업자 수가 급감하는 것은 자영업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쓰면서 임시직 고용을 떠받치던 자영업자들이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부터 줄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자영업자는 4만8000명 줄어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 폭은 1만5000명이 줄었던 2월과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다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판매종사자의 수도 지난달 548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000명 가량이 줄었다. 서비스·판매종사자의 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지난 2011년 6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줄어드는 아르바이트 자리는 20대 취업자 수 감소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12만4000명 줄어 3개월째 10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고용률은 58.1%에 그쳐 2.3%포인트나 감소했다.

고가영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기 침체의 지속, 시장의 포화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수익성이 점차 점차 악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4인 미만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계속 줄어들면서 임시직 취업자들도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또 “자영업 수가 올해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의 취업자수도 늘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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