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김해 아울렛, `허허벌판이 쇼핑메카로`

롯데 김해 아울렛, 오픈 10일간 성적표 'A+'
매출 91억·일평균 3만명..지역 정서 공략 성공
교통체증·식당시설 부족·명품 브랜드 한정 `해결과제`
  • 등록 2008-12-28 오전 8:00:00

    수정 2008-12-28 오전 7:53:49

[김해=이데일리 유용무기자] 김해공항에서 차로 50여분을 달려 도착한 롯데(롯데쇼핑(023530)) 프리미엄 아울렛 1호 김해점. 부산·경남권에 처음으로 문을 연 교외형 아울렛이다.

모던하면서도 웅장한 외관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보니 쓸쓸하다는 느낌도 든다. 아직 주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그렇다.

김해 아울렛이 들어선 곳은 향후 3~4년 뒤에는 `김해관광유통단지`란 이름으로 거듭나게 된다. 앞으로 스포츠센터와 시네마(2단계)를 비롯해 테마파크·워터파크·호텔·콘도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매장 입구. 평일(26일)임에도 주차장은 벌써부터 만원이다. 주차장에 차를 못 댄 차량들이 인근 도로 옆에 줄지어 선다. 김해 아울렛을 찾는 고객 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매장 안의 열기는 더하다. 젊은 연인들에서부터 유모차를 끈 엄마, 가족단위 고객들까지 다양하다. 지역별로는 부산(34%), 김해(33%), 창원(14%), 마산(5%) 등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달 17일에 문을 연 김해 아울렛의 10일간 영업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매출액은 91억원,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3만명에 이른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더구나 서울 수도권 지역이 아닌 영남지역에서 이룬 성과다.

박동희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장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오픈 첫해 목표인 매출 1500억원 초과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아울렛이 향후 부산·경남권의 새로운 '쇼핑메카'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업면적 8100평 규모의 김해 아울렛은 국내외 133여개 대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버버리·아이그너·듀퐁 등 몇몇 명품 브랜드가 있지만, 폴로·빈폴·나이키·MCM 등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이 주종을 이룬다. 지역 정서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해외 명품보다는 일반 브랜드에 신경 쓴데 따른 결과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롯데백화점에서 팔렸던 것들로, 1~2년차 이월상품들이다. 이 때문에 김해 아울렛은 백화점 상설매장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가격은 30%에서 최대 80%까지 할인돼 판매되고 있다.

김해 아울렛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우선 지역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파고든 게 주효했다. 시장문화에 익숙한 지역민들에게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교외형 아울렛은 호기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얘기다.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도 한 몫을 했다. 가격에 워낙 민감해지다보니 상대적으로 값싸면서도 질 높은 제품을 파는 아울렛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해 아울렛의 세심한 배려도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게 한 요인 중 하나다. 눈과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매장 2층에 유리지붕을 만들었는가 하면, 가족단위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아동놀이터(플레이타임)와 도서관, 모유수유실 등도 마련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곳을 찾은 고객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칭찬일색'이다.
 
마산에서 왔다는 한 중년 여성(박인순·48세)은 "촌에 이런 게 생기다보니 주변사람들의 관심이 꽤 많다"며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좋은 물건을 반값에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 아니냐"고 말했다.

네 살짜리 여자 아이를 둔 한 30대 여성고객(정수정·34세)도 "꼭 쇼핑을 하기 위해서 온다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즐기기 위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여럿 노출됐다. 교통체증과 주차난은 제일 큰 걱정거리다.

지방도로와 남해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이 발달된 탓에 승용차를 통한 접근성은 좋은데 반해, 대중교통편은 턱없이 부족했다. 김해지역을 순환하는 7개 노선이 전부다. 결국 김해를 제외한 부산이나 마산, 창원 등에서 차 없이 오는 건 무리라는 얘기다.

승용차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다보니 이 일대의 교통 정체와 주차난은 불보듯 뻔해 보였다. 특히 주말이나 퇴근시간 등 고객들이 몰리는 때에는 이 일대가 순식간에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김해 아울렛 측도 다양한 해법을 강구 중이다. 이미 주차장을 기존 1000대에서 2000대로 증설했으며, 현재 부산지역 셔틀버스와의 연계를 타진 중에 있다.

여기에 식당 등 편의시설 부족도 '옥에 티' 중 하나다. 하루 3만명 내외의 고객들이 찾지만, 이를 수용할 만한 식당시설이나 앉아서 쉴만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식사시간이 되면 푸드코트 안에선 고객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터져 나왔다.

이밖에 지나치게 일반브랜드 일색이다 보니 프리미엄 아울렛이란 이름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향후 브랜드 추가 입점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롯데 김해 아울렛 측은 시장 안착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박동희 점장은 "아직까지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미미한 게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롯데 JTB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부산 해운대 혹은 수영 일대의 고객 유입을 위한 전략도 마련 중이며, 김해시와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 10일째를 맞는 김해 아울렛이 부산·경남지역민들의 쇼핑메카로 우뚝설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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