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내수판매 역대 세번째로 많아… 이유는?

수출길 막히자 내수 가격공세·포터 등 내수 물량 확대
5월도 판촉 강화.. "좋은 조건에 살 기회"
  • 등록 2015-05-06 오전 1:00:00

    수정 2015-05-06 오전 1: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산차 5개사 내수판매가 지난달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이를 내수 경기가 회복했다는 신호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치 급감 등 이유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내수에서 공격적인 가격 공세를 펼친 결과이기 때문이다.

4일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한국GM·르노삼성·쌍용차(003620) 5개사가 자체 집계한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13만3935대였다. 전년보다 2.9%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 2014년 12월(15만4108대), 2012년 12월(13만5669대)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국산차 5사는 지난달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쳤다. 현대차는 아반떼의 할인 폭을 두 배로 늘려 100만원을 깎아줬고, 금리도 3.9%에서 2.9%로 내렸다.

또 쏘나타, 그랜저, 제네시스, 싼타페 등 전 차종에 걸쳐 30만~50만원의 할인과 2.9~3.9% 선의 할부금리를 새롭게 내걸었다. 연식이 지난 아슬란에 대해 400만원의 파격적인 추가 할인도 내걸었다.

다른 회사도 공식·비공식적으로 다양한 현금·금융할부 할인 조건을 내걸고 공격적인 판촉을 펼쳤다.

이는 수출길이 막힌 국내공장 생산 물량 상당 부분을 내수 시장으로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말부터 신흥국 통화가치 급감과 현지 경기침체로 줄곧 부진했다. 올 1분기 기준 유로화와 러시아 루블화,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전년보다 각각 8.7%, 24.2%, 9.5% 줄었다. 같은 가격에 팔더라도 10~20%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국산차 회사는 이에 올해 러시아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 1분기 러시아 판매는 전년의 5분의 1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도 4월 환율 영향이 적은 해외생산 현지판매는 늘리고 국내생산 수출은 줄였다. 4월 현대·기아차의 국내생산 수출량은 전년보다 각각 2.3%, 10.3% 줄었다.

국내판매 전용 모델인 포터가 1~4월 3만4305대를 판매해 유력한 연간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터는 늘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물량이었으나 현대차는 올 들어 포터 생산 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한국GM의 경상용차 다마스·라보도 지난달 722대, 597대로 올 들어 월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 결과 내수 판매가 수출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같은 기간 5사의 해외판매는 66만3904대로 전년보다 1.3% 줄었으나 전체 판매량은 79만7839대로 0.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신흥국 경기침체 회복하지 않는 한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기회인 셈이다.

한국GM은 이달들어 쉐보레 스파크·크루즈·말리부·올란도·캡티바 5개 주력 차종에 대해 무이자 할부 조건을 내걸었다. 르노삼성도 인기 모델인 QM3에 대해 7월 관세 인하 혜택을 미리 적용해 80만원을 할인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차 회사가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를 내수 경기 회복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지만 소비자에게는 좋은 가격에 신차를 살 기회”라고 말했다.

현대 포터
현대 아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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