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와이파이 결합 상품`..가입자 心 뺏을까

씨앤앰, 1만6000원에 170개 방송 와이파이까지 제공
CMB 등도 뒤따라..기존 업체들도 결합상품 강화
와이파이 제공으로 가입자 이탈 만회하겠다는 방침
  • 등록 2015-04-07 오전 12:45:07

    수정 2015-04-07 오전 12:45:0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역 케이블TV 가입자인 허윤정(가명) 씨는 이동통신사 유무선 결합상품으로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사용중이다. LTE 67 요금제를 사용하는 허씨의 유선인터넷 요금은 1만2500원이었다.

월 8만원에 달했던 통신 요금이 부담스러웠던 허 씨는 LTE 요금제를 34(월 3만4000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유선인터넷 요금은 2만원으로 뛰게 된다.

허 씨는 기존에 쓰던 인터넷 가입을 해지하고 월 1만6000원짜리 케이블 와이파이(WiFi) 결합상품에 가입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170개 채널에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있고 와이파이(WiFi)까지 가능한 게 장점이다.

이동통신사의 결합 상품 공세에 고전하던 케이블TV 업계가 방송에 통신을 포함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결합 상품은 이통사의 결합 상품처럼 고가의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에 TV와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예컨대 이같은 서비스를 이통사 결합상품에서 이용하려면 월 6만7000원 이상 요금 가입한 회선 2개 이상이 결합돼야 한다.

케이블TV ‘와이파이’ 이젠 대세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케이블TV에 가입하면 와이파이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상품까지 등장했다. 그동안은 방송 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가 연결된 형태였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037560)은 유선 인터넷 신청 가입자에 무선 공유기(와이파이 공유기)를 무료로 제공한다. 방송과 결합하면 2만5000원대의 가격에 가입할 수 있다. 티브로드도 유선 인터넷 가입자가 1000원의 요금을 추가하면 기가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별 프로모션 기간에 가입하면 이마저도 없다.

씨앤앰은 지난 1월 결합상품의 단계를 넘은 와이파이 무료 서비스를 출시했다. 씨앤앰은 월 1만6000원, 1만8000원인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서비스에 가입하면 무선 공유기가 공짜다. 자사 케이블망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채널 수는 173개(HD 60개)다. 아날로그 TV에는 없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씨앤앰과의 제휴 카드 할인(5000원)까지 받으면 1만1000원에 170여개 채널,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CMB는 아예 와이파이 공유기를 셋톱박스에 내장해 이달 출시한다. 무선 공유기를 따로 설치해야하는 불편함을 줄인 것이다. 요금제는 미정이나 디지털 TV 가입 요금에 준할 것으로 보인다.

‘공짜 와이파이’ 고객 마음 잡기 위한 전략

업계 관계자는 “씨앤앰은 지난 한 해 이탈한 가입자를 붙잡기 위해, CMB는 낮은 디지털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했다.

씨앤앰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기준 237만6653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3.3% 감소했다. 전체 케이블 가입자 감소율 1.3%의 3배 가량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중에서도 가장 높다. 씨앤앰 입장에서는가입자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파격 서비스가 필요했던 셈이다.

CMB는 낮은 디지털 전환율이 골치다. 올 1월 기준 CMB의 디지털 전환율은 11.7%다. CMB 측에 따르면 아날로그를 고수하려는 가입자가 많아 디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소비자 혜택 증대를 위해 ‘무료 와이파이’를 선택한 셈이다.

다만 경쟁 유료TV 업계인 IPTV 측의 반발이 문제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동통신사를 모회사로 둔 IPTV 업체들이 이동통신과의 결합을 통해 방송 시장을 저가 구조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IPTV 업체들도 방송 시장 저가화를 케이블 업체 탓이 크다고 비난하고 있다. 두 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는 새로운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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