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도 한때? '황제株' 자리 지키기 어렵네

주가 100만원대 '황제주' 지위 잇따라 반납
中 내수성장 모멘텀 꺾이며 성장둔화 우려 고조
  • 등록 2013-07-22 오전 6:00:00

    수정 2013-07-2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호시절도 한때에 불과했다.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당 100만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들이 속속 권좌에서 내려오고 있다. 중국 경기 불안에 더해 개별 기업 악재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가 100만원을 상회하던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남양유업은 현재 일제히 80만~90만원대로 내려와 있다. 대체로 중국 소비시장의 팽창을 모멘텀으로 올랐던 주가가 중국 내수 불황과 함께 힘이 빠진 모습이다.

지난 4월 120만원대까지 오르며 올해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던 오리온(001800)은 지난달부터 기세가 급격히 꺾였다. 중국 경기 둔화와 마케팅 비용 확대로 중국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오리온의 중국 실적 타격이 이익 성장세의 정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성장 둔화는 있을지라도 장기적인 성장 추세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긴 하다. 하반기 중 성장 엔진을 재가동하며 재차 황제주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증권은 오리온의 중장기 이익 고성장에 대한 신뢰와 주가 프리미엄에 대한 견해에는 여전히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4년만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최대규모의 신공장 가동, 소매점 채널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2014~2015년 고성장에 대한 판단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화장품 대표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 역시 올 들어 중국 모멘텀이 주춤하며 주가도 1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경우다. 올 초까지만 해도 120만원대에 머물렀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지난달 80만원대로 내려서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의 매장 확대와 마케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그로 인한 수익성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이어지며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주주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주가 역시 이 여파로 올들어 20% 가랑 떨어졌다.

이 와중에 최대주주측의 차익실현도 꾸준히 이뤄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넷째 누이인 서미숙 씨는 지난 5월부터 2500주 가량의 보유주식을 장내매도하며 수십억원을 현금화했다.

이와 달리 돌발 악재로 인해 황제주의 자리에서 밀려난 경우도 있다. 수년째 주가가 꾸준히 오르며 올 3월 마침내 황제주의 반열에 올랐던 남양유업은 영업직원 폭언 파문과 이어지는 불매운동으로 인해 2달 만에 황제주의 아성이 무너졌다. 이후 주가는 급전직하하며 순식간에 90만원까지 무너뜨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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