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 유명무실]정책 과제는

시간제 일자리 늘려봤자
질적으로 떨어지는 자리일뿐
직장내 남녀차별 없애는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 등록 2013-07-15 오전 6:02:00

    수정 2013-07-15 오전 8:16:1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전문가들은 여성고용 정책 관련,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력단절’의 해소를 꼽고 있다.

또 관련 정책들만 보면 ‘여성천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지만, 실효성이 미흡한 만큼 결국 기업의 인식전환과 함께 기업들이 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경력단절’ 해소에 초점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사무처장은 “여성정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여성들을 어떻게 재취업 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애초에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라면서 “경력단절의 원인을 제거하고 경력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 고용률 확대를 위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배 사무처장은 “유럽의 경우 노사정이 노동자에 대한 처우 부분을 타협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시간제 일자리 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도 지금 상황에선 질적으로 떨어지는 자리만 있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정책의 실효성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인식전환을 강조한다.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고학력 여성의 수준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결국 여성관련 정책의 성공여부는 사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기업이 비용 측면에서만 여성 고용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한다”고 조언했다.

◇ “기업들의 인식전환 필요..유인책 마련해야”

박한준 조세연구원 공공정책연구팀장도 기업의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한다. 여성의 경력단절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사회 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남녀차별을 꼽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들은 직장 내에서 비전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박 팀장은 “가정 중심적인 지원대책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실질적으로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주하게 될 차별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의 실효성을 다듬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일자리·인재센터 센터장은 “정부가 새롭게 발표한 대책들은 따지고 보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성과를 내느냐”라면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를 어떻게 추진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한준 팀장은 “(정부 정책들의)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 인식을 같이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성 근로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노동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인식전환보다는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도움말 주신 분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일자리·인재센터 센터장, 박한준 조세연구원 공공정책연구팀장,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사무처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성종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 관련기사 ◀ ☞ [여성정책 유명무실]눈치보이고 시간따지고..엄마 사표낼까? ☞ [여성정책 유명무실]'워킹맘 지원책' 법 따로 현실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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