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갈등 장기전 돌입 양상

레미콘 업계, 시멘트 값 舊단가로 결제 강행
시멘트社, 공급 중단 유보..파국 불씨는 여전
  • 등록 2013-04-03 오전 6:00:00

    수정 2013-04-03 오전 8:12:46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시멘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의 갈등이 장기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시멘트 가격 갈등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양측의 기존입장은 조금도 변함이 없어 시멘트 공급 중단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레미콘사들은 지난주 2월 시멘트 값을 구 단가인 톤당 7만 3600원으로 결제했다. 이는 시멘트 사들이 가격 인상을 통보하고 보낸 톤당 8만100~8만1600원의 세금계산서를 무시한 것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을 실질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레미콘 업계의 구단가 결제 강행에 시멘트 사들은 못받은 대금을 `미수 대금`으로 처리하며 한발 물러섰다. 당초 시멘트 사들은 “인상된 가격을 모두 결제하지 않으면 시멘트 공급을 끊겠다”고 레미콘 사들을 압박했었다.

A 시멘트사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됐는데 시멘트 공급 중단 카드를 바로 꺼내는 것은 업체로선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이달 중순 인상된 시멘트 가격을 결제하라는 공문을 재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의 시멘트 공급 중단 유보로 예년과 같은 `시멘트·레미콘 파동`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양측의 가격 다툼으로 지난 2007년과 2009년에는 시멘트 공급중단이, 지난해에는 레미콘 업체들이 조업 중단에 돌입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시멘트 공급 중단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레미콘 사들의 구 단가 결제가 계속될 시 시멘트 사들이 레미콘 업체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공급 중단` 말고는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내심을 가지고 시멘트-레미콘-건설사 3자가 참여한 협상이 개최되길 기다리고 있다”며 “레미콘 업계가 끝까지 인상분 결제를 거부하고 협상장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부득이 공급 중단을 검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멘트 가격 갈등 전선에서 건설사의 측면 지원을 받고 있는 레미콘 업계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기세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사태 해결을 위해선 시멘트 사들이 지금이라도 가격 인상을 철회 하는 것”이라며 “시멘트 사들이 실제 시멘트 공급 중단에 돌입할 경우 사회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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