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0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통합당에, 낮으면 새누리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준을 55% 내외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박빙 지역이 밀집해 있는 서울 지역의 투표율은 선거 결과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가늠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지역에 호남 출신이 많이 거주하는 특성상 투표율이 올라가면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의 야권 지지자가 움직이는 만큼 전국의 민주당 지지자가 움직일 것이라는 가설도 가능하다.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 막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을 돌며 ‘표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한명숙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에서 ‘투표 참여’를 외친 것도 뿌리깊은 연유가 있는 셈이다.
지난 2008년에 시행된 18대 총선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 투표율은 46.1%였는데 서울의 투표율은 그보다 낮은 45.8%였다. 당시 한나라당은 153개의 지역구를 휩쓸어 81석을 얻은 통합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16대, 17대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16대 총선의 평균 투표율은 57.2%였고, 서울의 투표율은 그보다 낮은 54.3%였다. 서울의 낮은 투표율은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나라당은 133곳에서 승리해 115곳에서 이긴 당시 새천년민주당을 제치고 제1당을 차지했다.
반대로 전국 평균 투표율(60.6%)보다 서울 투표율(62.2%)이 높게 나왔던 17대 총선은 열린우리당이 152곳에서 승리해 한나라당(121석)을 여유있게 눌렀다.
지방선거의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54.5%였는데,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이보다 낮은 53.9%였다. 어김없이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 2006년 지방선거도 서울(49.8%)은 전국(51.6%)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오 시장에게 시장 자리를 선사했다. 반면 전국(45.9%) 투표율보다 앞선 투표율(48.6%)을 기록한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의 경우 서울 표심은 야권의 박원순 시장을 선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서울의 경우 기본적으로 야당 성향이 강하다”며 “서울의 투표율이 높으면 대부분 야당이 승리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여촌야도라는 말이 있듯이 여당은 촌에서, 야당은 도시에서 유리하다”며 “대표적인 곳이 서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