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어두운 공천 터널’..박영선 지도부 사퇴

박영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선정 반발
한명숙 “작은 것 묻고 대의 향해 힘 합쳐야”
  • 등록 2012-03-22 오전 6:00:00

    수정 2012-03-22 오전 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2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어두운 터널을 뚫고 이제 햇빛을 보게 됐다. 그 과정에서 아픔과 상처를 입은 분들을 기억하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21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천 후유증’을 반성하면서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공천 탈락자가) 지닌 마음의 상처를 승화시켜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영선 최고위원은 당의 공천 과정을 문제 삼으며 지도부 사퇴를 선언했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기 어려웠다”며 “당에 대한 질타가 사랑으로 바뀔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 내내 잡음에 시달린 민주당은 결국 당 지도부 경선에서 3위로 입성한 박 최고위원을 잃은 채 총선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결정된 비례대표 후보에 당 경제민주화 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의 유재만 변호사 등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반발했다.

그는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 보편적 복지 등을 이루는 것이 신념이었지만 아쉽게도 실천되지 못했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박 최고위원과 접촉을 시도하고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맡기는 등 결심을 되돌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 내내 잡음에 시달려왔다. ‘노이사(친노무현-이화여대 출신-486 세력) 공천’이란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잡음의 강도는 컸다. 공천 초반 친노 성향의 후보가 강세를 보이면서 ‘친노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얻다가, 이후 현역 의원이 대거 공천되면서 ‘현역 불패’ 논란이 일었다.

김진표 원내대표의 공천도 문제가 됐다. 김 원내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온건 협상파’로 분류돼 당 안팎에서 공천 탈락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논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석 전 사무총장의 공천으로 정점을 찍었다. 공천 탈락자들은 임 전 사무총장을 잘못된 공천의 ‘상징’으로 지목했다.

결국 당은 임 전 사무총장 공천을 취소했다. 그래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또 다른 ‘비리 전력자’로 지적받던 이화영 후보의 공천까지 취소했다. 또 ‘나는 꼼수다’ 출신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서울 노원 갑 공천과 관련해 지역구 세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모바일 투표도 문제였다. 국민경선 투표가 오히려 정치 신인의 입문을 가로막는 ‘조직 선거’가 됐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선거인단 모집의 과열으로 광주 동구에서 자살 사건까지 발생했다.

절치부심하던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며 후보단일화 공천 카드를 내놨지만 여론 조작 의혹과 탈락자의 반발로 더 큰 갈등을 낳고 말았다. 이후 공천 대장정의 마침표로 비례대표 1번에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씨를 ‘상징적 인물’로 내놨지만, 박 최고위원의 사퇴로 빛을 잃게 됐다.

박 최고위원은 공천이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한 대표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작은 것은 다 묻어버리고 큰 대의를 향해서 힘을 합쳐 나가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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