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3일 13시 3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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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한화건설은 지난해 전국적인 분양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을 축소하고 외형·이익을 확대하는 고무적인 영업성과를 냈다. 2006년 이후 진행한 ㈜한화의 인천화학공장부지 개발사업(에코메트로 1·2단계 100% 분양)이 큰 성공을 거뒀고, 지난해 10월에는 5600억원에 달하는 시흥매립지를 매각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을 단번에 해소한 덕분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효과도 빠르게 빛을 잃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2628억원의 대규모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적자를 내면서 총차입금이 1조7350억원으로 20% 증가했고 PF 우발채무는 2조1760억원(수정부채비율348%)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한화건설의 문제 사업장 중 상당수는 초고층 주상복합이다. 주상복합 인기가 빠르게 시들어가면서 대규모 사업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다. 가장 속을쓰리게 만든 사업장은 `서울숲 한화 갤러리아포레`(232세대)다. 지난 2008년3월 분양 당시 45억원대 초고가 분양가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지만 분양에는 참패했다. 분양 당해 말까지 분양률이 12% 수준에 머문 것이다. 입주를 1년 앞둔 올 6월말 기준 분양률은 60%로 올라갔지만 운전자본 부담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성동구 성수동1가에 들어서는 갤러리아포레는 지하 7층~지상 45층 2개동으로 도급계약 금액은 3224억이다. 관련 PF 우발채무 잔액은 1960억원으로 전체 2조1759억원의 약 10%다.
갤러리아포레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업계가 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에는 분양률이 70% 정도까지 올라왔다”면서 “9월까지만 해도 분양경기 침체로 많이 어려웠는데, 10월 들어서는 부동산가격이 바닥을 쳤을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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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오목천동 2년 넘게 이자만
한화건설은 올 들어 수원, 김포, 인천,용인, 남양주 등지에서 대규모 분양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사업장별 희비는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히 올 6월 분양한 용인시 보정동 `한화 꿈에그린` 사업장(도급액 767억원)은 10월말 현재 379세대 중 148세대(61%)가 분양되는데 그치면서 일산 가좌동 사업장의 악몽을 되살렸다. 지난 2007년 12월 분양하고 올 3월 입주가 시작된 가좌동 사업장은 최근까지도 전체 분양금액의 4분의 3만 건진 상태다.
불안한 분양시장은 예정 사업장의 분양 일정을 속속 늦추고 있다. 도급액이 가장 큰(3470억원)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도시개발사업도 분양환경을 고려해올 10월로 예정됐던 분양일정을 또 다시 연기하기로 했다. 2030세대를 공급하는 이 사업은 우리은행으로부터의 대출금 2170억원을 끼고 있으며 지난 2008년 8월 대출 실행 이후 매년 90억원 상당의 이자를 물고 있다. 본래 올 상반기 분양도 검토했으나 여의치 않아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한화건설의 PF 지급보증 잔액이 2750억원으로 가장 큰 김포 풍무동사업장(1275세대·1915억원)도 올 10월로 예정된 분양 일정을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올 9월 분양을 예상했던 용인 상현동(556세대·953억원) 사업장은 내년 3월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는 빚을 1180억원으로 100억원 더 늘렸다.
사업 일정 연기는 현금 유입도 지연시키면서 높은 금융부담을 지고 있는 한화건설을 계속해서 압박할 전망이다. 시공능력순위 11위 한화건설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1130억원을 지불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530억원이 이자비용으로 빠져나갔다. 한화건설의 회사채(A-, 3년만기)는 올 상반기말까지 1년 동안 평균 4.17%포인트의 높은 신용스프레드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