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CJ생명과학 청사진.."컨디션 팔아 신약개발"

4월부터 제약사업부문 분할..컨디션 등 음료사업도 포함
'안정적 캐시카우로 신약개발'..제약 매각설 일축
  • 등록 2014-03-03 오전 6:00:00

    수정 2014-03-03 오전 9:31:14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CJ제일제당의 음료사업이 오는 4월 분리되는 제약사업부문에 남기로 결정됐다. CJ제일제당은 ‘박카스 제약사’에서 ‘신약 제약사’로 거듭난 동아제약을 벤치마킹, 음료사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토대로 신약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097950)은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의결되면 4월부터 제약사업부문을 담당하는 ‘CJ생명과학’(가칭)이 독립 법인으로 첫 발을 떼게 된다. CJ생명과학은 제일제당의 100% 자회사인 신설법인으로 출범한다.

CJ제일제당은 제약사업의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이번 분리의 배경이다.
특히 분할 과정에서 컨디션, 헛개수 등 음료사업을 CJ생명과학으로 편입하기로 해 제약사업 매각설을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제약사업부문 매각의 준비 단계일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실제로 다수의 제약사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CJ제일제당이 제약사업부문을 매각할 계획이라면 알짜사업인 음료부문을 제약사업부문에 남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 음료사업은 신약개발과 연계성이 거의 없어 제약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분할 취지와 배치된다. 하지만 음료사업을 통해 일정 부문 자금을 조달해 신약개발에 필요한 연구비를 마련할 수 있다.

컨디션, 헛개수 등으로 구성된 음료사업은 연간 7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제약사업부문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생리식염수, 포도당과 같은 기초수액제로 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판매가격 대비 원가가 높아 수익성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그룹 입장에선 사업 성격은 판이하지만 개발비가 많이 소요되는 의약품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제약사업부문으로 남겨둔 셈이다.

동아제약이 박카스로 성공한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동아제약은 과거 자양강장제 ‘박카스’를 주력으로 판매해 왔지만 최근에는 천연물신약 2건과 토종 발기부전치료제를 배출하면서 ‘신약 개발 제약사’로 체질변신에 성공했다. ‘드링크를 팔아 신약을 개발한다’는 동아제약의 행보를 CJ생명과학이 벤치마킹한 것.

CJ생명과학은 국산신약 7호인 ‘슈도박신’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신약연구센터, 제품개발센터, 의약평가센터, 의약분석연구팀 등으로 구성된 제약연구소에서 표적항암제, 천연물신약 등 다양한 신약을 개발중이다. 최근에는 두가지 당뇨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 ‘보그메트’를 발매하고 전사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캐시카우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신약개발제약사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제약사업부문의 최종 목표다”면서 “제약사업의 매각은 전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분할 전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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