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기로에 선 류길재 통일부 장관

  • 등록 2013-08-19 오전 6:00:44

    수정 2013-08-19 오전 6:00:44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폐쇄 직전까지 갔던 개성공단 재가동에 남과 북이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해빙 국면을 맞았다. 당장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단절된 남북 교류로 존재감을 잃었던 통일부에 다시금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류 장관은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여파로 한반도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새 정부 첫 통일부 장관에 올랐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다사다난한 6개월을 보냈다.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본격화되던 4월 북한은 ‘최고 존엄 모독’ 등을 빌미로 남북 협력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강공을 펼쳤다. ‘북한의 비정상적인 행동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 역시 개성공단의 우리 근로자 철수로 맞대응하면서 개성공단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무려 130여일동안 잠정 폐쇄 상태였다.

천안함·연평도 피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우리 정부는 지난 2010년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한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5.24 대북제재를 단행했다. 통일부는 비군사적인 방법인 남북 대화·교류·협력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일 준비를 위한 종합 정책을 세우는 곳이다. 남북 대화·협력이 단절된 상황에서 사실상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면 통일부의 존재는 의미가 없어진다.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통일부는 회생했고 류 장관의 운신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다만 류 장관이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통일 장관으로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많다.

류 장관은 취임 초 오락가락한 행보와 청와대 또는 대민 불통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공식 행보는 주로 기관과 대학 등을 돌아다니며 박근혜 정부 외교 정책의 한 축인 한반도 프로세스와 대북 원칙 등을 홍보하는 강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통일부 측은 “북한과의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차분하게 예정된 일정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은 자칫 주요 정책 결정에서 배제된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북한학을 전공한 전문가답게 거침없이 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풀어놓던 그가 장관이 되면서 정부 코드에 맞춘 듯한 발언을 하거나, 아예 입을 다물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보이는 동문서답을 하는 것도 아쉬운 부문이다.

다시 통일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기가 왔다. 이산가족 상봉이 물꼬를 트면 다른 분야로의 남북 교류 확대도 시간문제다. 잊을 만하면 꿈틀대는 통일부 무용론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통일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때 ‘장관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류 장관의 자신 있고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해 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