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안 관제 분야의 1위 인포섹이 2000년대 초 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업계는 “그게 과연 되겠어”라고 수군댔다. 지금 웬만한 기업 및 기관들은 다 이용하지만 보안 관제는 ‘의심이 많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서비스였다. 100% 신뢰하지 않으면 맡길 수 없는 일이기 때문.
윤명훈 인포섹 상무는 “인터넷 데이터센터가 막 태동하던 시점인 만큼 보안 관제는 아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때”라며 “조금은 무모했지만 이 분야에 대해 확신을 갖고 매진했었다”고 돌아봤다.
보안 관제는 적군의 비행기가 아군 진영으로 침투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처럼 해킹의 징후를 가장 먼저 탐지하고 방지하는 서비스다. 보안이라면 PC용 백신 정도가 전부라고 인식됐던 터라 관제가 필요한지 사람들은 몰랐다. 무엇보다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선 신생 업체를 믿을 수 있는지도 문제였다. 2000년 벤처 열풍 당시 SK그룹의 신사업 프로젝트로 시작한 인포섹의 초기는 여느 보안업체들처럼 녹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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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SK그룹의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요새 대기업의 ‘계열사 밀어주기’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인포섹과 SK(003600)그룹 간 관계는 매우 바람직한 전형으로 평가받을 만 하다. 이동통신 및 OK캐쉬백 등 막대한 가입자를 보유한 SK그룹의 사업들은 인포섹이 보안 역량을 실험할 수 있는 좋은 무대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그룹사를 제대로 보호하면 우리나라의 어느 곳이라도 단단히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윤 상무는 “보안 관제에서 최고 역량을 가졌다는 자신이 있었지만 다른 회사들은 이 사실을 알 수 없지 않은가”라며 “SK그룹사들에서 사업을 수행한 경험들이 좋은 레퍼런스가 돼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인포섹은 보안 관제뿐만 아니라 향후 보안 솔루션 및 융합보안 등 차세대 분야에서도 역량을 발휘해 올해 매출 120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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