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노라조’가 지난 2011년 발표한 ‘판매왕’이란 노래를 들으면 특유의 익살스런 가사에 듣는 이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요즘처럼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판매왕은 회사엔 보물같은 존재다. 혼자서 수백명 몫을 대신하는 판매왕의 존재감은 불황에 더욱 빛난다.기업들은 경쟁사를 위협하고 영업맨들의 벤치마킹 우상이 될 판매왕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들은 직원들 사기를 북돋아 줘 조직의 전투력을 끌어올려주는 ‘불황 파이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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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왕의 공통점은 연매출이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혼자서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리는 영업의 최고수라는 점이다. 한번 판매왕에 오르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다. 한번 높은 봉우리에 오른 사람들은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한국GM 관계자는 “판매우수직원에 대한 해외연수를 실시하면 참가자들이 크게 바뀌지 않고 매년 비슷한 얼굴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아자동차에서 지난해 120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한 최우수 딜러(카 마스터)는 130명이다. 차량 한 대 가격을 평균 2000만원으로 따지면 한명이 한해 올린 매출은 24억원, 최우수 판매딜러로 선정된 130명이 올린 매출은 최소 300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화재의 보험왕인 우미라 설계사는 지난해 총 52억8630만원의 매출(수입보험료)을 올렸다. 지난 2011년에는 손보업계 업계 최초로 1인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선 105억8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가 관리하는 보유 고객수만 2454명에 달한다. 이 정도 고객을 보유한 톱 클래스의 설계사들은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여러 명의 비서를 두고 일한다.
야쿠르트는 매년 ‘명예의 전당’ 행사를 열어 서울과 지방에서 각각 1명씩의 야쿠르트아줌마를 판매왕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행사에선 판매왕 2명에게 기아차의 K5 승용차 한대씩을 부상으로 수여했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판매왕은 전년대비 판매신장률, 신규고객 유입율로 선정한다”면서 “과거에는 판매액으로 했는데 지역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고 해서 신장률로 바꿨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연간 120대 이상 판매하는 직원을 올해 전체 지점 직원의 5% 수준인 300명까지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 지점 영업직원에게 제품소개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된 상담용 태블릿PC를 지급해 고객이 구입하고자 하는 차에 대해 더욱 쉽고 자세히 설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쟁사 차량과의 비교체험 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영업수완이 뛰어난 직원을 영업사원 교육담당으로 발탁하는 경우도 있다. 뛰어난 영업사원이 자리를 비우면 당장의 실적은 줄 수 있지만 영업 노하우를 전파해 좋은 영업사원을 더 많이 육성하는 것이 회사입장에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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